취재3부 박우경 기자
취재3부 박우경 기자
"저희도 처음 겪는 이례적인 일이라서요…"

올 한해 교육·대학 관계자에게 제일 많이 들었던 얘기다. 대학과 교육기관이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미흡한 코로나19 감염병 대처를 방어하는 데 이만한 문장이 없었다.

대학 수업이 허울 좋은 `비대면`이라는 명목 아래 글씨만 빽빽한 프레젠테이션으로 마무리되거나, 학생에게 장학금 10만 원을 쥐어주고는 제멋대로 성적 장학금을 축소해버려 내년 등록이 불투명해진 학생들이 있어도, `모두가 처음 겪는 일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라는 말로 덮는데 급급했다.

교육 기관도 궁색한 변명을 들어놓긴 마찬가지였다. 교육 당국이 갑작스럽게 개학 연기를 발표하면서 맞벌이 부부는 할 수 없이 아이를 조부모의 손에 맡겨야 했고, 저학년 학생들은 급식을 먹지 못해 라면으로 끼니를 떼우다 사고를 당했다. 일부는 기초 한글도 떼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는 질책 섞인 물음에도 대학과 교육 기관은 `모두 고생하고 있는 적응 기간입니다. 힘을 실어주셔야죠`라는 터무니없는 답변을 늘어 놓았다.

전 국민이 맞닥뜨린 이례적인 감염병 사태.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런데 그 기간이 어느 덧 1년을 바라보고 있다. 이제 감염병 사태는 이례적 상황이 아닌 일상적인 상황이 됐다. 그들의 변명처럼 삐걱거렸던 지난 1년이, 초유의 감염병 상황에서 적응하기 위한 시행 착오 기간이었다면 이제는 더 이상 미흡한 대처들이 반복 되서는 안될 것이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지속되는 지금, 그리고 앞으로도 코로나19 감염병은 대학과 교육 당국의 발목을 붙잡을 것이다. 하지만 "저희도 처음 겪는 이례적인 일이라서요…"라는 변명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 같다. 코로나19 적응을 위한 대학과 교육 기관의 계도 기간은 1년으로 충분했다. 오는 2021년은 교육 당국과 대학이 지난 1년 간의 시행착오를 견디며 만든 결과물을 내놓을 때다. 모두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우경 취재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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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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