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광석 한국소비자원 정책개발팀장
지광석 한국소비자원 정책개발팀장
"Our New Historical Divide : B.C. and A.C." 미래학자 토머스 프리드먼은 인류 역사는 B.C.(Before COVID-19)와 A.C.(After COVID-19) 즉,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나뉠 거라고 했다. 국내에선 올해 초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나온 "코로나19 발생 이전 세상은 다시 오지 않는다"는 말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코로나19 발생 1년, 사회·경제 환경이 급속히 바뀌면서 소비자의 일상과 행태도 크게 달라졌다. 생활 전반에 언택트 문화가 퍼졌고, 온라인 쇼핑 및 비대면 주문과 배달 서비스가 소비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도 가속화되면서 아마존, 줌(Zoom)과 같은 온라인 또는 플랫폼 기반의 기업들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한편,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자피해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증가했다. 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 빅데이터 분석시스템을 이용한 1372소비자상담 데이터 분석결과에 따르면, 올해 특히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의 일방적 주문취소나 기만적 표시·광고, 국외여행, 예식서비스 등에서의 위약금 분쟁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환경과 소비자 행동의 커다란 변화는 소비자정책의 뉴노멀을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 먼저, 대규모 신종 감염병의 만연에 대한 소비자분야의 위기대응이 중요해졌다. 이를 위해 신종 감염병과 관련한 소비자피해 유형을 감지하고,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또한 AI, 빅데이터, IoT 등의 이용 확산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이나 침해에 대비한 법제 정비, 디지털 리터러시 격차 해소 등도 필요하다. 점차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온라인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행위를 막기 위한 제도 보완도 요구된다. 끝으로, 신종 감염병과 관련한 소비자 위험소통을 강화하고 디지털 시대에 부합한 소비자정책 소통 플랫폼을 마련하는 일도 중요하다. 뉴노멀 시대가 새로운 소비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위기관리 레질리언스(회복력)를 발휘하는 소비자정책의 방아쇠가 되길 기대한다. 지광석 한국소비자원 정책개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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