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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형·이유리 그리고 김소연…드라마 속 악녀열전

2020-12-30 기사
편집 2020-12-30 08:4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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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대리 표현 통해 공감대…연기력 바탕으로 각인효과도"

첨부사진1'펜트하우스' 김소연
[SB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현대 통속극에서 주인공보다도 막강한 힘과 매력을 과시하는 '악녀'에도 계보가 있다.

시청률 25% 돌파를 앞둔 SBS TV 금토극 '펜트하우스' 속 악녀 천서진을 연기하는 배우 김소연은 20년 전 MBC TV '이브의 모든 것'에서도 악녀 허영미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브의 모든 것'에서는 불행한 어린 시절을 성공으로 보상받으려는 생각에 사로잡혀 온갖 악행을 일삼았지만, '펜트하우스'에서는 타고난 '금수저'이면서 부족한 실력을 재력과 집안 배경으로 채우려 하고 그러기 위해 가족까지도 해치는 악행을 보여주고 있다.

2003년부터 2004년까지 방송한 SBS TV '천국의 계단' 속 한유리는 '선한 미인상'의 표본인 배우 김태희가 맡아 남들 앞에서는 착하고 반듯한 천사표이지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짓도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최근 SBS에서 리메이크한 MBC TV '불새'(2004) 속 정혜영이 연기한 윤미라도 2000년대 드라마 속 악녀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캐릭터다. 사랑하는 남자에 대한 집착이 도를 지나쳐 그를 파멸의 길로 몰아넣으려 하는 표독스러운 인물로 극에 긴장감을 더했다.

'SKY 캐슬' 김서형

[JTB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소연이 두 작품에서 악녀로 활약했듯, 김서형 역시 SBS TV '아내의 유혹'(2008~2009)과 JTBC 'SKY 캐슬'(2018~2019)에서 각기 다른 악녀의 매력을 보여줬다.

그는 '아내의 유혹'에서는 주인공 은재(장서희 분)의 친구이자 은재 남편의 내연녀 신애리를 연기했다. 애리는 성공에 눈이 멀어 친자매 같은 은재를 살해했지만, 은재는 사실 죽지 않았고 '점 찍고 돌아와' 애리에게 복수한다.

'아내의 유혹' 이상의 인기를 얻은 'SKY 캐슬'에서는 입시 코디네이터 '쓰앵님'(선생님) 김주영 역으로 겉으로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이지만 이면에는 누군가의 인생을 망칠 수도 있는 맹독을 품은 야누스로 변신해 화제를 불렀다.

'야왕' 수애

[SB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2013년 SBS TV '야왕'에서 수애가 연기한 주다해도 빠지면 서운하다. 야망을 위해서라면 자신을 위해 희생한 남자를 배신하고, 출세를 위해 아이를 버리고 살인까지 저지르는 천인공노할 악행으로 방송 당시 '국민악녀'로 불렸다.

이듬해 MBC TV '왔다! 장보리'에서도 성공을 위해 위로는 부모를, 아래로는 자식을 내다 버릴 수도 있는 인물 연민정이 큰 사랑을 받았다. 연민정을 연기한 이유리는 그해 MBC 연기대상에서 주인공을 제치고 대상을 꿰차 연기대상 역사를 새로 쓰기도 했다.

'왔다! 장보리' 이유리

[MBC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밖에 '유리구두'(2002) 속 김규리(우승희 역), '라이벌'(2002) 속 김민정(정채연), '내 딸 금사월' 속 박세영(오혜상), '언니는 살아있다'의 손여은(구세경)과 다솜(양달희) 등도 인상 깊었던 악녀로 꼽힌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30일 "악녀를 보는 시각이 덜 순수해진 것 같다. 예전에는 드라마 속 악녀를 연기한 배우를 욕했지만 요새는 연기를 잘한다고 인정해준다. 또 현실 속 울분을 대신 터뜨려주는 악녀들에게 감정이입을 하며 공감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도 "악역을 두고 욕망의 대리자들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깨끗하고 고고하게 살고 싶긴 하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이 많은데, 그런 심리를 악역이 대리만족시켜준다"며 "또 악역은 연기력이 없는 배우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역할이기도 해서 시청자들에게는 확실한 각인 효과도 준다"고 분석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