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소폰 연주로 모은 성금을 매년 사회복지기관에 기부하고 있는 임경태씨. 사진=김용언 기자
색소폰 연주로 모은 성금을 매년 사회복지기관에 기부하고 있는 임경태씨. 사진=김용언 기자
"재능기부로 어린이를 돕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힘이 닿을 때 까지 아이들을 돕고 싶습니다." 대전 중앙시장 인근에서 거리 공연으로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는 임경태(66)씨는 "올해는 긴 장마와 코로나19 탓에 거리 공연을 예년만큼 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임씨는 매 주말 색소폰 거리 공연으로 성금을 모으고 있다. 그가 이웃사랑을 실천한 것은 9년 전 부터다. 매년 300만 원 안팎의 공연 수익금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전달하고 있다.

매주 색소폰을 불지만 그의 본업은 음악인이 아니다. 도수치료사인 그가 색소폰을 잡은 건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음악을 배워보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이었다고 한다.

색소폰을 배운 그는 부모 없이 자란 어린이들을 돕고 싶어 무작정 거리로 나갔다. 임씨는 "처음에는 썩 자랑 할 만은 실력은 아니었다"고 겸연쩍은 표정을 지었다.

어려운 어린이들을 위한 마음은 진심이라고 전했다. 임씨는 "땡볕 더위와 칼 바람 속에 4시간 정도 60여 곡을 연주하다 보면 `누가 시켜서 하는 일도 아닌데 그만해야 겠다`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불우한 환경에 한 끼 식사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생각하면 색소폰을 내려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9년 째 이어지는 공연은 순탄치 않았다. 길거리에서 공연을 하다 보니 일부 방해꾼들이 많았다. 순수한 마음으로 공연을 벌였지만, 이를 두고 취객과 일부 시민들은 `개인 돈벌이를 하는 거 아니냐`고 시비조로 말하기도 했다.

그는 "그동안 공연 수익금 중 내 주머니에 들어간 건 단 10원도 없다"며 "순수한 공연 의도가 폄훼 받으면 속상하다"고 했다. 임씨는 "고사리손의 어린이가 모금함에 기부를 할 때 가장 뿌듯하다"고도 했다.

올해는 코로나19와 긴 장마가 골치였다. 그는 "주말 공연 3달을 통으로 못했다. 기부금도 3분의 1로 줄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예년보다 조금 줄어든 액수지만 임씨는 올해도 공연 수익금 전액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 대전 동구청도 임씨의 온정에 감사패를 주기로 했다.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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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태씨의 무료 색소폰 공연은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임씨는 고사리손의 어린이들이 모금함에 성금을 넣을때 가장 보기 좋다고 한다. 사진은 올해 공연 중 어린이들이 모금함에 기부를 하는 모습. 사진=임경태씨 제공
임경태씨의 무료 색소폰 공연은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임씨는 고사리손의 어린이들이 모금함에 성금을 넣을때 가장 보기 좋다고 한다. 사진은 올해 공연 중 어린이들이 모금함에 기부를 하는 모습. 사진=임경태씨 제공

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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