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운동장 임시선별진료소, 시민대상 무료 검진…의료진 난로 하나에 추위 녹여

한밭체육관 임시 선별진료소(4). 사진=대전일보 정민지 기자
한밭체육관 임시 선별진료소(4). 사진=대전일보 정민지 기자
"지난 여름 찜통 방호복을 견뎠는데, 이젠 추위와의 싸움이네요."

29일 오후 2시 대전 중구 부사동 한밭체육관에 설치된 임시 선별진료소. 햇살이 가장 따스할 시간이지만, 바람을 타고 온 쌀쌀한 기운이 임시 선별진료소 천막을 휘감았다. 잠시 시민의 발길이 뜸해진 새, 의료진 세 명은 조그마한 난로 하나만 의지한 채 추위를 녹이고 있었다.

이들은 대한결핵협회 대전세종충남지부 소속 직원들이다. 대한결핵협회 대전세종충남지부는 대전시와 협약을 맺고 지난 28일부터 임시 선별진료소를 설치, 운영 중이다.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지역에서도 집단감염과 일상생활 속 전파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내려진 긴급조치다.

협회 소속 직원 7명과 대전시 지원 인력 2명 등 총 9명이 한 팀이 돼 검체 채취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서 채취된 검체는 대전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아닌 대한결핵협회 결핵연구원 코로나19 검사센터로 이송된다. 앞서 결핵연구원은 지난 3월 코로나19 진단 기관으로 인정받았다.

한밭체육관 임시 선별진료소는 예약을 받지 않는다. 긴급히 설치된 만큼 예약을 잡을 시간도, 인력도 없기 때문이다. 대신 대전 전 지역, 증상이 없는 시민들은 아무 조건 없이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임산부나 노약자를 위해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검사도 가능하다.

검사를 시작한지 하루하고 반나절 가량 지났지만, 검사를 받고 간 시민은 벌써 800여 명에 육박했다.

787·788번째로 나란히 검사를 받은 중년 부부는 "지인을 통해 임시 선별진료소를 알게 됐다"며 "이렇게 무료로 별다른 예약 없이 검사를 바로 해주니 너무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남편 A 씨는 "보건소는 확진자의 접촉자로 통보 돼야만 검사를 받을 수 있는데, 여기는 증상이 없어도, 단순히 의심스러워도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왔다"며 "양성이면 통보해주고, 음성이면 결과가 안 올 수도 있다고 하더라. 결과가 안 오기만 바랄 것"이라 덧붙였다.

의료진들의 소망은 딱 하나다. 이철범 협회 대전세종충남지부 본부장은 "임시 선별진료소가 설치됐으니 본인의 건강과 타인의 건강을 위해 많은 분들이 찾아와 검사를 받으셨으면 한다. 하루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될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들이 협조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임시 선별진료소는 오는 1월 31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평일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휴일은 낮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 검사가 실시된다. 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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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밭체육관 임시 선별진료소(2). 사진=대전일보 정민지 기자
한밭체육관 임시 선별진료소(2). 사진=대전일보 정민지 기자
한밭체육관 임시 선별진료소(3). 사진=대전일보 정민지 기자
한밭체육관 임시 선별진료소(3). 사진=대전일보 정민지 기자
한밭체육관 임시 선별진료소(1). 사진=대전일보 정민지 기자
한밭체육관 임시 선별진료소(1). 사진=대전일보 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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