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영국발 입국자에 대한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결과 영국 변이 바이러스를 확인했다고 어제 공식 발표했다. 지난 22일에 입국한 일가족 3명의 검체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것이다. 하루 1000명대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백신 확보도 늦어지는 상황에서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전염력이 최대 70% 강한 것으로 알려진 변이 바이러스에 우리 방역망이 뚫린 것은 뼈아픈 일이다. 변이 바이러스 유입은 방역 부담은 물론 일상 복귀 지연으로 사회경제적 피해를 키울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당국의 강력한 대응을 주문한다.

우리 방역망이 맥없이 무너진 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우리 정부의 안일한 대처가 한몫을 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 각국이 일찌감치 변종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국경을 봉쇄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시행한 반면 우리는 지난 23일에서야 1주일 간 영국발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다. 영국발 입국자는 14일 간 격리하고 해제 시 추가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받도록 했으나 그나마도 런던-인천 직항에만 적용했다. 다른 국가를 경유하는 입국자에 대해서는 사각지대가 존재한 셈이다.

정부는 변이 바이러스 유입을 확인하고서야 영국발 항공편 운항 중단을 내년 1월 7일까지 연장키로 했다. 또 영국·남아공에서 입국하는 모든 내외국인에 대해 유전자 증폭(PCR) 검사 음성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했으며, 모든 입국자는 격리 해제 전 추가적인 진단검사를 받도록 했다. 하지만 이런 조치로 변이 바이러스의 추가 유입과 확산을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 남는다. 이웃 일본은 내년 1월 말까지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달려있는 만큼 우리도 보다 선제적이고 강력한 입국 금지 등의 조치도 고려했으면 한다.

일단 변이 바이러스가 유입된 이상 앞으로 이의 확산을 막는데 총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당국은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된 3명의 경우 입국 과정에서 감염 사실이 확인돼 격리된 만큼 추가 확산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기내에서 다른 승객이나 승무원에 전파됐을 수도 있다. 무증상 감염자도 많은 만큼 직접 접촉자에 대한 전수조사는 물론 필요하면 2~3차 접촉자에 대해서도 추적조사를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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