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는 어떻게 실현되는가 (프릿 바라라 지음/ 김선영 옮김/ 흐름출판/ 428쪽/ 1만 8000원)
책은 미국인이 가장 신뢰하고 존경하는 검사 프릿 바라라의 실천적 정의론이 담겼다. `월가의 저승사자`, `부패 척결의 선봉장`으로 이름을 날린 그는 월가의 내부자 거래를 파헤쳐 헤지펀드계의 거물 등 71명을 기소해 67명의 유죄를 받아낸 공로로 2012년 `타임`이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선정되고 `월스트리트의 부패를 파괴하는 남자`라는 제목으로 표지를 장식하기도 한 유명 검사다. 또한, 2017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은밀한 정치적 협력 제안을 검사의 중립성을 이유로 거절하다 해임된 일로 또 한 번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저자는 책을 통해 수많은 사건들을 파헤치며 겪었던 검사로서의 딜레마와 인간적 고뇌, 법 시스템의 한계, 그리고 우리 모두가 지닌 편향적 사고 등을 살펴보며,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가장 먼저 바로 서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그는 "정의는 포괄적이고 막연한 주제"라고 말하며 정의가 지닌 복잡다단함을 인정한다. 하지만 이런 말도 덧붙인다. "사람들은 결과에 이르는 과정이 공정하고 그 과정을 책임진 자들의 태도가 공정하다고 여길 때 그 결과도 정당하다고 믿는다"고 주장한다. 이와 함께 저자는 많은 사회가 신뢰의 위기를 겪고 있지만, 이것이 늘 법의 실패나 사법절차의 실패에서 오는 것이 아니며, 사법체계는 편협함, 그릇된 선입견, 편파적 태도, 사익으로 정의에 접근하는 사람들 때문에 더 많이 훼손된다고 강조한다.
그는 정의의 현실적 실현이라는 차원에서 법 시스템과 법을 집행하는 주체로서 인간이 지니는 한계를 꼬집어봄으로써, 정의를 현실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실이 무엇인가를 논리적으로 풀어간다. 저자가 검사로 활동하며 겪었던 여러 사건을 통해 정의가 현실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면밀히 고찰한다.
최근 대한민국 사법부 내의 분열과 반목이 점입가경으로 치달으며 `법 앞의 정의`는 수뇌부의 쟁투 이슈에 묻혀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듯 사회정의에 대한 부정적인 의문이 가득한 가운데 책을 통해 법을 통한 정의의 실질적 실현에서부터, 인간이 법의 집행자로서 지녀야 할 자세가 무엇인가를 명확하게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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