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준 금강유역환경청장
박하준 금강유역환경청장
지난 11월 14일과 16일, 충청남도는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한 바 있다.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초미세먼지(PM2.5)의 일평균 농도가 50㎍/㎥초과하고, 다음 날 24시간 예상 평균농도가 50㎍/㎥초과할 때 발령된다.

코로나19와 계절적 영향으로 인해 한 동안 우리 곁에서 떠난 것처럼 느껴졌던 미세먼지가 다시 겨울철 고농도 계절의 도래와 함께 우리를 찾아온 것이다. 우리나라는 기상여건상 고농도 미세먼지가 12월부터 3월까지 집중 발생된다.

이 기간 중 우리나라는 강한 북서풍의 영향을 받으며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강수량이 적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기에 최적인 상황이다. 국외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강한 북서풍의 영향으로 다량 유입되고 지면 냉각으로 정체된 대기에 갇혀 있다가 국내 발생 미세먼지가 축적되면서 높은 농도에 이르게 된다.

미세먼지는 일상의 행복을 빼앗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미세먼지는 입자가 작기 때문에 폐, 혈관, 뇌에 침투, 정체해 호흡기·혈관·뇌질환을 유발해 조기 사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국제암연구소(LARC)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는 등 미세먼지는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미세먼지 문제는 생활의 불편함과 건강영향의 측면에서 볼 때 반드시 극복해야 할 우리 시대의 환경적 과제다. 정부는 미세먼지 문제의 해결을 위해 2019년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을 발표해 대기관리권역을 기존 수도권 외 중부·남부·동남권까지 확장해 배출총량제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기간을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기간으로 정하고 매년 미세먼지 저감 시행계획을 수립해 수송·발전·산업·생활 부문에서 미세먼지 배출을 감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금강유역환경청도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중부권 대기환경관리 기본계획을 세워 2024년까지 미세먼지 원인물질에 따라 전망보다 최대 50%까지 저감할 계획으로 적극 노력하고 있다.

우선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산업계와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금강유역환경청은 SK, LS, LG, 삼성, 한화, 현대그룹 등 충청권 녹색기업 26개사, 녹색기업의 계열·협력사 122개사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자발적 협약을 체결했다.

충청권 석탄화력발전사, 석유·화학사, 제지사, 철강사 등 대형 기업들과의 지역 네트워크 체계를 구축해 미세먼지 발생 저감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추진 중이다. 고농도 미세먼지 광역 대응반을 구성해 이동측정차량과 드론과 같은 첨단장비를 활용해 미세먼지 다량배출 의심사업장을 선별해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또 대기배출사업장을 중심으로 집중 점검을 벌이고 있다. 아울러 대전·세종·충남·충북·한국환경공단과 함께 `충청지역 중앙특별점검반`을 편성해 초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시 사업장·공사장 점검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불법소각 단속 등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과 코로나로 인한 경제활동의 둔화에 힘입어 2019년 12월부터 2020년 3월 까지 고농도(50㎍/㎥ 초과) 미세먼지 발생일 수는 2일로 동기간 예년 발생 일수인 18일(2018-2019년), 17일(2017-2018년)에 비해 상당히 줄어들었다.

그러나 코로나의 영향은 일시적이고 중부권의 미세먼지 관리 여건은 악화하고 있다. 중부권에는 다수의 석탄화력발전소가 위치해있고, 산업단지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으며 전국의 폐기물 소각시설이 집중됐다. 중부권 인구는 2016년 대비 2024년까지 20만여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연평균 증가율은 0.31%로 전국평균의 약 2배를 상회한다. 따라서 정부, 지자체, 산업계, 국민생활 등 각 분야에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노력과 협력을 더욱 강화해 궁극적으로 탈석탄 등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에너지 전환과 친환경차 보급, 사업장 대기오염물질 총량관리제 준수, 폐기물 불법소각 방지와 친환경 생활습관 실천 등을 통해 미세먼지 없는 푸른 하늘, 맑은 공기의 미래를 앞당겨 나갈 필요가 있다. 미세먼지로 인한 국민적 불편함을 해소하고, 대기환경을 새로운 산업 동력의 원천으로 삼기 위해 국민, 정부, 지자체, 산업계 등 사회 구성원의 한 차원 높은 노력과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박하준 금강유역환경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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