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애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대전지역본부장
박미애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대전지역본부장
통계청 `2019 다문화 인구동태`에 따르면 지난해 결혼한 부부 중 다문화 혼인 건수는 2만4700건으로 전체 혼인의 10.3%로 신혼부부 10쌍중 1쌍은 외국인이나 귀화자 배우자를 맞이했다. 다문화 혼인이 많다는 것은 새로 탄생하는 자녀들을 고려할 때 다문화 사회로 자연스럽게 진입하였음을 보여준다. 마침 대전시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2020 대전다문화가족실태조사`를 처음으로 실시해 대전의 다문화가족의 생생한 실태를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었다.

조사대상인 대전 다문화가족의 자녀는 866명 중 826명(95.4%)이 고등학생 이하의 자녀를 양육하고 있으며, 이중 중도입국 자녀는 `미취학` 15명, `초등학생` 10명, `중.고등학생` 3명으로 총 28명(3.4%)이었다. 결혼이민자가 한국생활에서 가장 큰 어려운 점은 `자녀 양육 및 교육` 191명(32.9%), `외로움` 129명(22.2%), `언어문제` 64명(11.0%), `부부갈등` 60명(10.4%) 순으로 나타났으며, 자녀교육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나의 한국어 미숙` 204명(42%), `아이의 학습부진` 84명(17.3%), `기타` 78명(16.0%), `다문화 가족에 대한 사회적 차별` 45명(9.3%) 순으로 나타났다. 또 자녀의 진로문제와 한국생활 적응을 위해 필요한 지원도 역시 `한국어 교육` 160명(32.9%), `교과학습지도` 129명(26.5%), `또래 친구들과의 활발한 교류` 56명(11.5%) 순이었다. 자녀의 차별 경험은 `다른 학생들에 의한 차별경험`에 대해 `차별받은 적 없다` 199명(40.9%), `차별받은 적 있다` 64명(13.2%), `교사에 의한 차별경험`에 대해 `차별받은 적 없다` 199명(41.2%), `차별받은 적 있다` 64명(13.2%)으로 나타났다.

다문화 가족의 자녀 양육을 돕기 위해선 첫째, 한국어 교육을 쉽게 접근하고 즐겁게 학습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과 재미있는 교육 콘텐츠(한국드라마, 애니메이션, 유튜브, 가요 등)를 활용하면 좋겠다. 둘째, 결혼이민자는 한국어 교육을 받으면서 생업에 종사하고, 코로나19로 가정 내에서의 자녀 돌봄 시간이 길어지면서 피로도가 높고, 대면 교육도 어려우므로 온라인 교육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셋째, 부족한 자녀교육은 지역 대학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대학생들이 다문화가족 자녀들과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하거나, 정부의 청년 일자리 사업 또는 대전시 대학생 아르바이트 사업과 연계해 다문화 가족 자녀들의 학습에 도움을 주어 학력 격차를 줄이고자 하는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

다문화 사회가되면서 다문화 가족에 대한 인식은 나아졌으나, 대전다문화가족실태조사에서도 나타나듯 미숙한 한국어로 가족과 지역사회에서 소통이 어렵고, 가사와 직장생활 그리고 자녀 돌봄의 책임은 무겁고, 외로워도 도움을 요청할 곳이 그리 많지 않아 결혼이민자 일부는 한국에서의 삶이 녹록치 만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한국에서 새로운 문화와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다문화 가족이 이제 소수집단이 아닌 어느 정도 규모를 형성한 만큼 대전시민으로서 단단하게 뿌리 내리기 위해 행정기관, 학교, 지역사회와 민간기관, 5개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중심이 되어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포용하며, 긍정적 인식이 확산되어 우리 사회에서 자신들의 역량을 발휘하며 살 수 있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박미애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대전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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