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준 기자
김성준 기자
`기후위기 대응과 환경보전` 얼핏 지향하는 바가 같아 보이는 두 명제의 충돌이 충남 태안군 안면읍에서 일어나고 있다. 태안군이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를 위해 건립을 추진 중인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발전시설에 대한 이야기다.

(주)태안안면클린에너지는 안면읍 중장리 일대 폐염전과 폐초지 297만㎡에 6906억 원을 투자해 229MW 용량의 태양광 발전시설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국내 최대 규모인 전남 해남군 솔라시도 태양광 발전단지의 두 배를 넘어서는 규모다.

올해는 국내를 비롯해 전세계에서 기후위기로 인한 이상 징후가 두드러졌던 한 해였다. 우리나라는 역대 최장 기간 장마로 지역 곳곳에서 수해를 입었고, 충남의 경우 천안과 아산, 금산 등이 폭우로 큰 피해를 입었다. 호주와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에서는 이상 고온 탓에 대형 산불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산화탄소와 메탄 등 온실가스 감축은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 전략이다. 이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다량의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석탄화력발전 비율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로 꼽히며 전국 곳곳에서 추진 중인 태양광발전단지가 안면도에 들어서는 것 또한 타당해 보인다.

유일한 갈등요소라면 이곳이 서해안 대표 관광지인 안면도라는 것이다. 사업대상지 대부분이 두산그룹이 운영하던 폐목장(51.1%)과 폐염전(32.6%)으로 이뤄져 있지만, 안면도자연휴양림과 2.5㎞ 떨어져 있으며 동쪽으로는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로 꼽히는 천수만이 위치해 있다. 또한 2.7%에 불과하지만 부지 8만㎡는 환경보전 가치를 인정 받은 생태자연도 2등급 지역으로 분류된다.

이를 두고 전문가와 환경단체, 마을주민 등으로부터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다. 단순히 개발과 환경보전의 논리 대립이 아닌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이유 있는 개발인 만큼 결정이 쉽지 않아 보인다. 지자체는 대상지 중 보전가치가 있는 부분은 배제하고 태양광발전시설을 조성하는 절충안 등 각계각층의 여러 의견을 수렴해 묘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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