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립`이란 목표를 설정하면서 사실상 국민의힘 입당 및 이른바 원샷 경선 요구에 미리 쐐기를 박는 동시에 재보선에서 당대당 경선을 전제로 한 선거연대를 모색하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내에서 입당 후 경선을 치르는 방식에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입당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할 지가 관건이다.

안 대표는 21일 국회 최고위원 회의에서 "힘을 합쳐 새롭고 혁신적인 시정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다음 서울시 집행부는 범야권 연립 지방정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연립 지방정부`에 대해 "폭 넓게 인재들을 확보하고 제대로 능력 있는 사람들을 등용하는 차원에서 드린 말씀"이라고 언급했다. `연립`이라는 단어 사용은 국민의힘 후보로 나서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라디오에 출연해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 (안 대표의 국민의힘 입당은) 좋은 선택은 아닌 것 같다"며 "국민의힘도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을 지 의견들이 다양하게 분출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 논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안 대표가 야권 단일후보가 되려면 입당 후 경선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김종인 위원장도 "우리는 우리의 것을 잘하면 된다"며 "안 대표에 반응하지 말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국민의힘 중진들 중에는 안 대표의 입당이 필수가 아니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4선인 김기현 의원은 " 개인적로는 `빅텐트 치고, 헤쳐모여식으로 같이 만나는 방식`까지 다 오픈한 상태로 봐야 된다"면서 "김 위원장이 국민의힘에 들어오라는 말씀도 있었지만 정치라는 게 지켜야 될 약속도 있고 때로는 상황에 따라 바뀌어야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보수 야권의 한 정치 모임 이사장을 맡고 있는 오신환 전 의원은 "모든 후보들이 용광로 속으로 뛰어드는 `범야권 원샷 경선, 통합 경선`을 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단일화 자체가 국민적 감동을 불러일으키기엔 이미 식상한 게임이 됐다"며 이 같이 말했다

원샷 경선은 당 밖에 있는 안 대표, 금태섭 전 의원과 국민의힘 후보들이 한 번에 경선을 치르는 방식이다. 당 밖에 있는 후보들이 입당해 국민의힘 무대에서 경선을 하는 방식과, 당적에 제한을 두지 않고 범야권 통합경선을 치르는 방식으로 나뉜다. 국민의힘에서 경선으로 후보를 먼저 뽑고 이후 안 대표와 후보 단일화에 나서는 방식에는 선을 긋는 모습이다. 옛 안철수계인 김근식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도 "만약 안 대표가 이 방식을 고집한다면 야권 단일화가 아닌 야권 분열의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야권 후보 단일화` 방안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가 진행된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시민들에게 가장 좋은, 가장 최상의 후보를 낼 수 있는 과정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서울=백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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