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우 경북대학교 생태환경시스템학부 교수
김기우 경북대학교 생태환경시스템학부 교수
국토 63%가 산림인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국토 대비 산림면적 비율이 핀란드(73%), 일본(69%), 스웨덴(68%)에 이어 4위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인 국가지만 산림국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봄이면 전국 각지에서 미래에 우수한 형질의 푸르른 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기를 기대하며 나무심기를 한다.

무탈하게 자라주면 좋으련만 나무의 생육을 방해하는 의외의 복병이 도사리고 있다. 조림목은 잡초목과 덩굴식물과 물러설 수 없는 전쟁을 치르게 된다. 최근에는 기후변화 등의 영향으로 덩굴식물 확산에 따른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나무를 심어놓고 가만히 두면 조림지는 넓은 잎과 빠른 생장 속도로 무장한 칡덩굴로 뒤덮이게 된다. 칡덩굴은 어린 나무를 빠른 속도로 뒤덮어 생장을 억제하는 것은 물론 죽이기까지 한다. 어린 나무 이외에 키 큰 나무도 칡덩굴이 수관을 휘감으면 점차 시들고 죽어가는 것을 전국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다.

나무심기 후 나무가 잘 자라 건강하고 가치 있는 숲이 될 수 있도록 나무의 나이와 상태에 따라 숲가꾸기 작업을 실시한다. 나무가 어린 단계에서는 풀베기, 덩굴제거, 어린나무 가꾸기 작업을 실시하며, 큰나무 단계에서는 가지치기, 솎아베기 같은 작업을 실시한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칡덩굴 확산에 따른 피해방지를 위해 대상지 환경에 따라 다양한 방법을 적용해 덩굴제거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눈에 보이는 지상부의 덩굴을 제거하고 칡덩굴이 뿌리를 내린 땅을 일일이 파서 밑에 있는 주두부를 제거하거나 약제를 주두부에 처리한다. 약제를 사용하지 않는 방법으로, 주두부를 절단하고 비닐로 칡의 뿌리를 밀봉하여 부패시켜 제거하는 작업도 시행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도 칡은 왕성한 세력으로 분화해 다시 주위로 뻗어간다. 덩굴제거와 같은 숲가꾸기를 게을리 한 조림지는 칡덩굴로 덮여 봄에 나무심기 한 수고가 물거품이 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나무를 심는 것 못지않게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가꾸고 보살펴야 한다는 점을 깨닫게 한다.

숲을 가꾸면 숲의 경제적 가치가 증가되는 것은 물론 맑은 물 공급, 산림휴양, 산사태 예방 등의 다양한 공익기능이 창출된다. 산림이 주는 공익적 가치는 221조 원에 달하며, 국민 한사람에게 연간 428만 원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봄에 심은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숲가꾸기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김기우 경북대학교 생태환경시스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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