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우씨 대제학공파 "대전시립박물관에 기증하여 영구히 보관하는 것이 후손의 일"

단양우씨 대제학공파, 쌍정려 현판 기증_충신 우정 정려
단양우씨 대제학공파, 쌍정려 현판 기증_충신 우정 정려
대전 서구 갈마동에서 500년 넘게 살아온 단양 우씨 대제학공파 가문이 선조의 정려 현판을 대전시립박물관에 기증했다. 선조의 유물을 영구히 보존하는 동시에 온고지신의 정신을 되새기고자 쌍정려 현판을 일반에 공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정려는 예로부터 충신, 효자, 열녀를 기리기 위해 마을 입구에 세웠던 현판이다. 단양 우씨 대제학공파가 소장해 온 쌍정려는 조선시대 인조 대 효자이자 생원(生員)이었던 충신 우정(禹鼎, 1601~1636)과 그 부인으로 열녀(烈女)인 의성 김씨(義城金氏)의 정려이다.

우정은 1636년 병자호란 때 성균관 유생으로, 적병이 도성 근처에 이르자 다른 선비들은 달아났으나 그는 성군관에 있는 성현(聖賢)의 위패(位牌)를 모셔 지켜냈다. 또한, 우정은 홀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고향에 왔으나 부인과 함께 적병에 사로잡혔고 북으로 끌려가게 됐는데, 금강 와탄(瓦灘)에 이르렀을 때 아내와 함께 강물에 몸을 던져 자결해 그 절개를 지켰다.

조정에선 그 절의(節義)를 기려 그의 고향인 서구 갈마동에 정문(旌門)을 세우게 했는데, 1692년(숙종 18) 우정에게는 사헌부지평(司憲府持平)과 부인에겐 공인(恭人)이 증직됐다. 이후 1735년(영조 11) 정려가 세워졌다.

우일제 단양 우씨 대제학공파 사무국장은 "단양 우씨 대제학공파는 대전을 중심으로 살아온 가문이다. 선조 내외분 충신과 열녀 정문 현판은 박물관 같은 전문적인 기관에 기증해 영구히 보존하는 것이 후손이 당연히 할 일이라 생각돼 종인들의 의견에 따라 기증하게 됐다"며 기증 이유를 밝혔다.

우 사무국장은 점차 잊혀져 가는 효의 모습을 안타까워하며, 과거의 효를 통해 변화하는 패러다임을 배워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효와 충신 등 정신적인 부분이 상당히 피폐돼 가고 있다. 과거의 효를 통해 현대의 충을 온고지신해야 한다"며 "최근 축소되는 가정의 형태로 가족·친지 간 사이가 단절돼 가고 있다. 정신적으로 효의 끈을 이어나가고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양 우씨 대제학공파가 이번에 기증한 쌍정려 현판은 대전시립박물관 내 전시·연구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정민지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단양우씨 대제학공파, 쌍정려 현판 기증_열녀 의성김씨 정려
단양우씨 대제학공파, 쌍정려 현판 기증_열녀 의성김씨 정려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