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천안문학관 건립&춤축제 내년 예산 69억 원 삭감
동일 사업 위원회 판단 '엇박자', 문학단체 등 반발 표면화

천안시의회가 내년도 시 예산안의 천안문학관 건립 사업과 흥타령춤축제 예산을 전액 삭감해 논란을 빚고 있다. 사진은 의회동 모습. 사진=천안시의회 제공
천안시의회가 내년도 시 예산안의 천안문학관 건립 사업과 흥타령춤축제 예산을 전액 삭감해 논란을 빚고 있다. 사진은 의회동 모습. 사진=천안시의회 제공
[천안]"시의회에 만연한 정당과 정치 논리에 문화예술인들의 염원은 종잇장처럼 구겨졌습니다. 참담한 심정 입니다."

천안시의회의 내년도 시 예산안 심의를 지켜본 한 중진 향토문인의 육성이다. 천안시의회(의장 황천순)가 2조 2600억 원의 내년도 천안시 예산안 중 천안문학관(문화센터) 건립과 흥타령춤축제 사업비를 포함한 154억여 원 삭감을 지난 18일 본회의에서 의결하고 제238회 정례회를 폐회했다. 시의회의 예산 삭감으로 천안문학관 건립과 흥타령춤축제 추진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천안문학관 건립 예산의 전액 삭감에 문학단체 반발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시의회는 예산 심의 과정에서 동일 사업에 대한 위원회간 엇박자, 의원 욕설 파문까지 더해져 볼썽 사나운 모습을 남겼다.

시는 내년도 시 예산안에 천안문학관 건립을 위한 천안시 문화센터 건립 부지(건물) 매입비 45억 원을 편성했다. 당초 시는 지난 10월 임시회에 천안문학관 건립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을 제출했다. 당시 시의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천안문학관 건립 사업비(106억 원)가 과다하고 사업시기가 부적절 하다며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을 부결했다. 시는 지난 달 20일 개회한 이번 정례회에 천안문학관 건립 사업 명칭을 천안시 문화예술센터 조성으로 바꾸고 사업비도 82억 원으로 대폭 축소해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을 재제출했다.

행안위는 변경된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을 통과시켰고 본회의서도 원안 의결됐지만 복지문화위는 내년도 시 예산안 심의에서 문화센터 건립 부지(건물) 매입비 45억 원을 전액 삭감했다. 동일 사업에 행안위와 복지문화위가 정반대 선택을 하면서 엇박자를 연출, 천안문학관 건립 사업은 시의회서 다시금 발목 잡혔다.

천안문학관 건립 사업의 재차 제동은 박상돈 시장과 황천순 시의장의 리더십에도 악재가 됐다. 두 사람은 지난 달 23일 단독 면담에서 삼거리공원 지하 주차장 건설의 원안 추진과 천안시 문화센터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의 정례회 통과를 약속했다. 시장과 시의장이 전격 합의한 사안의 후속 추진이 정작 의회에서 난망해지며 두 사람의 정치적 입지와 위상도 머쓱해졌다.

천안문학관 건립과 흥타령춤축제 예산 삭감의 여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충남문협 이정우 회장은 "천안 문학의 대계를 세우는 사업과 벼랑 끝에 내몰린 문화예술인들이 무대에 설 기회까지 빼앗는 예산 삭감은 문학과 문화인들을 능멸하는 권력의 횡포"라며 "천안시의회가 내년에 하루빨리 원포인트 의회라도 열어 천안문학관 건립과 흥타령춤축제 예산을 처리해야 한다. 성사되지 않을 시 다양한 방법으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평호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