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택 대폭 축소 시도하다 반발에 되레 늘려
불통·탁상행정에 이용객 불만·혼란 부추겨

국립중앙과학관(중앙과학관)이 회원 혜택 축소를 골자로 회원제 개편을 추진하려다 회원 반발에 부딪힌 끝에 철회를 결정했다. 중앙과학관은 개편 내용과 더불어 의견 수렴 과정을 건너뛴 데 따른 반발이 일자 개편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 기존 혜택을 유지 또는 일부 추가하는 것으로 수정했다.

17일 중앙과학관에 따르면 전시관 통합 예약 시스템 개선과 함께 지난 15일 자로 회원제 개편 운영에 들어갔다. 기존 회원 혜택 대부분이 유지된 가운데 가족회원제를 없앤 대신 개인회원 혜택 적용 대상을 가족 관계 상관없이 최대 6명으로 확대했다. 또 과학교육 할인권 연 2회 제공을 신설·추가했다. 기존 회원제 때보다 혜택이 다소 늘어났다.

그러나 중앙과학관은 이번과 정반대 내용의 회원제 개편을 추진했었다. 유료 회원 가입비를 기존 1만 원에서 100% 인상한 2만 원으로, 개인회원제 내용 변화 없이 가족회원제만 폐지, 전시관 50% 할인 혜택 횟수를 제한 없음에서 연 4회로 한정 등 회원 혜택을 사실상 없애다시피 한 내용이었다. 중앙과학관 측은 예약 뒤 실제로 나타나지 않는 `노쇼(No Show)` 예방을 위한 개선 차원이라고 이유를 밝혔었다.

당시 이런 개편 내용이 알려지자 회원들은 "납득할 수 없다", "중앙과학관이 장사를 하려고 한다", "개선이 아닌 개악이다" 등 불만을 쏟아내며 철회를 요구했다. 특히 중앙과학관 측은 회원 등을 대상으로 한 의견수렴 과정을 아예 건너뛰고 기습적으로 회원제 개편을 시도하면서 명분을 포기한 채 비난을 자초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처럼 회원 반발과 함께 관련 언론 보도까지 이어지자 중앙과학관 측은 회원제 개편에 대한 전면 재검토 의사를 밝힌 뒤 내부 논의 등을 거쳐 기존 계획을 폐기하고 이번 개편 내용을 확정해 고지했다. 혜택 축소 등 회원 이용 제한이 노쇼 예방에 큰 효과가 없을 것이란 자체 분석이 보태진 결과다. 하지만 이번 과정에서도 홈페이지 공고 외엔 특별한 여론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서 부정적 여론에 어쩔 수 없이 기존 계획을 철회했다는 인상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이를 지켜본 중앙과학관의 한 회원은 "기존 회원 혜택을 줄이는 것과 노쇼 예방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다행히 개악에 가까운 기존 개편 내용이 철회되고 소폭이지만, 혜택을 추가한 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원은 "코로나 시국 핑계로 책상머리에 앉아 회원들과 소통 하나 없이 너무 안일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것 아닌지 걱정"이라면서 "제대로 된 명분 없이 손바닥 뒤집듯 업무처리를 하는 모습에 이용객들은 혼란을 느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장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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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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