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차세대 반도체 물질 관련 연구 활용 전망

빛만을 이용해 자유자재로 2차원 반도체를 도핑할 수 있음이 증명됐다. 도핑은 반도체에 불순물을 주입해 기능을 부여하는 것이다. 차세대 반도체 물질인 2차원 반도체 관련 연구에 활용될 전망이다.

15일 기초과학연구원(IBS)에 따르면 원자제어 저차원 전자계 연구단 조문호 부연구단장 연구팀은 2차원 반도체 물질을 서로 다른 파장의 빛을 이용해 도핑하는 한편, 실시간·자유자재로 반도체 기능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

2차원 반도체는 기존 실리콘 반도체(3차원 반도체)와 특성이 전혀 다른데, 얇고 유연한 전자기기나 극초소형 컴퓨터 등을 구현할 차세대 반도체 물질로 주목받는다. 하지만 상용화를 위해선 실리콘 반도체처럼 내부 불순물 종류와 농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 방식으로도 도핑이 가능하지만, 도핑 뒤에는 성질을 바꿀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빛이 세기와 파장에 따라 다양한 화학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 빛이 2차원 반도체에 미치는 여러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자외선은 n형(물질에서 결합을 이루고 남은 여분 전자들이 움직이며 전하를 움직이는 현상), 가시광선은 p형(공유결합 수보다 전자가 부족해 전자의 빈 자리인 양공이 전하를 움직이는 현상)으로 2차원 반도체를 도핑함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를 이용해 기능을 바꿀 수 있는 집적회로 소자를 구현했다. 2차원 반도체에 레이저를 쏘아 n형과 p형 반도체로 만들어 논리회로의 대표 부품인 인버터(입력과 반대되는 출력을 내는 회로, 입력이 0이면 출력은 1이 된다)를 만든 데 이어 인버터에 다시 빛을 가해 정반대 기능을 지닌 부품인 스위치(입력과 동일한 출력을 내는 회로. 입력이 0이면 출력도 0이 된다)로 바꿨다.

조문호 부연구단장은 "2차원 반도체 집적회로 구현에 필수적인 도핑 과정이 빛과 물질의 광화학반응으로 간단히 이해될 수 있음을 보였다"며 "이러한 기초과학-응용기술 순환 일체형 연구는 새로운 반도체 기술의 이상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장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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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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