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온라인쇼핑에 코로나19까지…둔산·은행·장대동 패션거리 "곳곳서 폐점"
현대아울렛 입점 여파에 주차시설 미흡 등으로 경쟁력 하락 우려

14일 대전 유성구 장대동 패션거리 한 점포에 임대 현수막이 내걸린 모습. 강정의 기자
14일 대전 유성구 장대동 패션거리 한 점포에 임대 현수막이 내걸린 모습. 강정의 기자
대전 지역 패션거리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졌다. 의복 분야 쇼핑에서의 온라인 비중이 커지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매출이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더욱이 대형 유통점의 연이은 개장에 따라 경쟁력을 담보하기 쉽지않은 모양새다.

14일 대전 지역 의류업체들에 따르면 지역의 주요 대로변을 중심으로 의류매장이 밀집돼 있는 유성 장대동과 둔산동, 은행동 일대에 임대를 알리는 현수막이 최근 눈에 띄게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악화에 임대료·인건비 등을 감당하지 못해 장대동 패션거리 점포 곳곳이 비어있는 상태로, 전국적으로 패션의 메카로 유명세를 탄 으능정이 지하상가와 옷가게가 밀집해있는 둔산동 번화가 또한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유동인구가 줄어든 데 따른 매출 타격이 곳곳에서 엿보인 듯 했다. 장수현 대전상권발전위원회장은 "시민들이 외부활동 자체를 꺼려하다보니 번화가에도 예년과 비교해 시민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이미 지역의 모든 상권이 무너진 상황"이라며 "으능정이거리 지하상가 또한 유동인구 80%가 빠졌다. 특히나 외식업계와 함께 의복 관련 매장이 몰려 있는 관평·대흥·둔산동 로드숍 상권은 전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들 매장이 침체의 늪에 빠진 가장 큰 이유는 의류부문의 온라인 비중의 확대다. 통계청의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온라인쇼핑 중 패션 분야 거래액은 4조 3071억 원으로 전년동월(3조 9154억 원)과 비교해 10%(3917억 원) 늘었다. 이는 전월(3조 7378억 원)과 대비해도 5694억 원(15.2%) 증가한 수치다.

올해 들어서는 코로나19라는 복병까지 겹쳤다. 장대동 한 스포츠브랜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A 씨는 "올초부터 국내에도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길거리에 행인이 사라졌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줄곧 할인 행사를 하곤 있지만 손님들의 발길이 끊긴 지 오래다. 갈수록 온라인을 통해 상품을 구매하는 손님이 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미 임대료 등을 감당하지 못하고 주변 곳곳의 점포는 결국엔 임대를 내놓은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대형 유통점의 잇따른 대전 진출도 걱정거리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대형아울렛 개점 여파로 인한 매출 타격 우려는 배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태다. 현대아울렛는 지난 6월 유성구 용산동에서 문을 열었고, 신세계는 내년 8월 대전 사이언스콤플렉스 내에 백화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윤성원 장대동패션상가번영회장은 "이미 경기침체가 몇년째 이어진 상황 속에서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장대동 패션거리 내 점포 4곳 중 1곳은 문을 닫았다. 상가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한시적으로 낮추는 등 경제적으로 도움을 줬지만 코로나19 상황의 어려움을 극복하기엔 쉽지 않다"며 "주차시설 미흡 등 대형 유통점과의 경쟁에서도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어 관계기관과 협의를 수차례 시도했지만 아직까지 실질적인 대안은 나오지 않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강정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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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대전 유성구 장대동 패션거리 한 점포에 임대 현수막이 내걸린 모습. 강정의 기자
14일 대전 유성구 장대동 패션거리 한 점포에 임대 현수막이 내걸린 모습. 강정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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