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넉 달 앞두고 여권 경선레이스에 총성이 울리면서 유력한 후보군으로 꼽히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결단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시장 경선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우상호 의원이 `세종=행정수도` 완성과 맥을 같이 하는 `서울=뉴욕` 구상을 밝히면서 박영선 장관도 출마를 결심할 경우 `세종 행정수도 완성 카드`를 꺼내들지 주목된다.

박 장관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최종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입장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박 장관은 출마 여부를 묻는 여러 인터뷰에서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거나 중기부 관련 정책 등을 언급하며 즉답을 피한 채 장고를 거듭하는 모습이다. 다만 당내에선 그의 출마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는 의견이 많다.

당초 정치권 안팎에선 여권이 추진하는 개혁입법이 일단락되면 민주당 후보군들이 공개 행보를 서서히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출마를 서두를 경우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안 및 공정경제 3법 통과에 전력하는 가운데 자칫 서울시장 자리에 욕심을 내는 모습으로 비쳐 여권 지지층이 등을 돌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실제 출마 의지를 피력해왔던 우상호 의원은 여권의 추진 법안 통과 직후인 전날 출마 선언을 공식화하며 첫 스타트를 끊었다.

이에 따라 14일 정치권 일각에선 박 장관도 출마 선언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얘기가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다. 충청권으로선 박 장관이 출마를 결심할 경우 서울의 행정수도 기능 이전과 관련한 입장이 선언문에 담길지 관심이 모아진다.

우 의원이 이미 선언문을 통해 관련 입장을 명시한 만큼 박 장관도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 의원의 출마 선언에서 관심을 끈 대목은 "서울을 아시아의 뉴욕으로 만들겠다. 뉴욕은 금융과 문화를 중심으로 한 경제도시"라고 언급한 점이다.

민주당이 수 차례 `세종은 워싱턴DC`처럼 행정 중심 수도로 전환하고, `서울은 뉴욕`처럼 경제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복안을 밝혀왔다는 점에서 맥을 같이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첫 스타트를 끊은 우 의원이 공식 출마회견에서 세종 행정수도 완성 취지를 언급한 만큼 후발주자들도 방향성을 설정해야 할 것"면서 "박 장관의 경우 특히 대전의 강력 반발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세종의 행정기능을 이유로 들며 `중기부 세종 이전`을 고수하고 있어, 서울의 행정수도 기능 이전과 관련한 본인의 입장을 내놓는 게 `순리`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고 판단하면 굳이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박 장관의 출마 여부 변수는 내년 초로 예상되는 개각 명단에 문재인 대통령이 그를 포함시킬지에 달렸다는 게 중론이다.

서울=백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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