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금산, 서천에서 일본식 의심지명 141건 조사

충남도청 전경. 사진=충남도 제공
충남도청 전경. 사진=충남도 제공
충남 금산군 남일면 신동리에 위치한 사기소(士基所)`마을은 원래 사기소(沙器所)마을 이었는데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일본식으로 마을 이름이 바뀌었다. 이 마을은 조선시대 때 사기그릇을 굽던 장소여서 `사기소(沙器所)`로 명명됐는데 지명유래와 관계없는 일본식 지명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또한 아산시 송악면의 `복구(伏九)`는 원래 거북바위가 있어 복구리(伏龜里)라 했는데 구한말-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지명이 왜곡된 것으로 밝혀졌다.

충남도가 사기소 마을처럼 일제 강점기부터 왜곡돼 사용하는 일본식 지명 등을 발굴, 우리 지명으로 복원하는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도는 14일 역사·지리·국어 등 분야별 전문가 및 시군 지명업무 담당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일제강점기 시대 만들어진 일본식 지명의 조사정비를 통해 일제 잔재를 청산하고, 충남 지명의 전통성과 역사성을 정립하기 위한 `일본식 지명 등 조사 연구용역` 완료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번 연구용역을 통해 3개 시군(아산시, 금산군, 서천군)의 자연·인공지명 6043건 중 한자 왜곡·단순화 등 일본식 의심지명 141건 및 도시개발 등으로 변화된 지역 또는 같은 지명이 반복 제정된 폐기·중복지명 381건을 조사했다. 특히 아직까지 지명이 고시되지 않은 미고시 지명 3889건에 대한 지명유래 전량을 조사하는 등 지명정비 기반을 마련했다.

이번 조사를 위해 일제강점기 전후 문헌조사와 함께 이장, 지역원로 인터뷰 등 현지조사를 마쳤으며, 자문검토위원회와 시군 주민 의견 청취를 거쳐 지역 전통과 역사성을 반영, 시군·도·국가 지명위원회를 통해 정비대상 지명 등을 심의·의결하게 된다.

도는 내년부터 보령·논산·계룡·부여·청양·홍성군을 중심으로 1만 647건의 지명을 조사해 일본식 지명 등을 파악·정비할 계획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지명은 지역 간, 주민 간 갈등을 초래할 수 있어 매우 신중히 접근해야 하는 만큼, 시군과 협업이 중요하다"며 "내년에도 지역내 일본식 지명을 찾아내 우리 지명으로 복구하는 작업을 계속할 계획이다"고 말했다.은현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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