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길호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홍보실장
정길호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홍보실장
국내 연구진이 전투기에 들어가는 레이더 핵심부품 국산화에 성공했다. `레이더의 눈`을 만든 셈이다. 연구진은 C-대역, X-대역이라 불리는 주파수 대역에서 활용 가능한 레이더 반도체 송·수신기용 질화갈륨(GaN) 스위치를 개발했다. 레이더의 스위치 소자는 물론, 집적회로 설계 및 제작을 모두 개발해 의미가 더 크다.

레이더는 원거리를 탐지하고 정찰하기 위해 높은 출력을 내어 정보 전달 과정에서 신호 손실을 최소화하는 전파통제 기술이 필요하다. 바로, 전투기에 들어가는 능동위상배열(AESA), `에이사`라 불리는 레이더 핵심기술이다. 이지스 레이더(PESA)보다 더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최신형 전투기를 비롯, 요격미사일 사드(THADD) 등에도 장착된다.

레이더의 송·수신기는 전파의 출력을 키워주는 전력증폭기와 들어온 신호의 잡음을 낮추는 저잡음 증폭기, 신호를 구분해주는 송·수신 스위치 등으로 구성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칩을 연결하여 모듈 형태로 제작된다.

기존 송·수신 스위치(서큘레이터)는 레이더를 만들 때 수천 개가 필요해 부피가 커 레이더 제작에 큰 부담이었다. 커다란 서큘레이터를 반도체 칩으로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연구진이 만든 스위치 집적회로는 상용제품 대비 부피는 450배 줄이고 모듈 무게도 최대 10% 이상 가볍게 만들었다. 무게가 생명인 전투기 등에 실전 배치 시 큰 효과가 예상된다.

연구진은 소자가 고출력을 견디는데 유리한 질화갈륨 재료를 활용, 집적회로로 만들었다. 이로써 각 40 및 30와트(W)급 출력과 30dB 이상의 격리도 성능을 낼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은 향후 전투기뿐만 아니라 민간 선박, 위성통신, 기상 레이더 등에도 응용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향후 송수신용 개별 집적회로를 하나의 칩으로 통합 집적하여 방산업체 등을 통해 상용화할 계획이다. 본 기술은 수출제한 품목(EL)이다. 핵심부품의 국산화는 꼭 필요하고 자주국방과 관련된 기술은 자립화가 필수다. 정길호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홍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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