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회 대한전문건설협회 세종시·충남도회 회장 인터뷰

박종회 대한전문건설협회 세종시·충남도회 회장. 김성준 기자
박종회 대한전문건설협회 세종시·충남도회 회장. 김성준 기자
대담=은현탁 충남취재본부장

"충남 전문건설업체는 그간 지역 대형공사에서 번번이 하도급 기회를 얻지 못 해왔습니다. 이는 자연스레 현장에 대한 경험 부족과 열악한 인식으로 이어져 지역 내 대형 공사에서 외면 받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현실이죠."

박종회 대한전문건설협회 세종시·충남도회 회장은 지난달 11일 제12대 회장으로 취임한 뒤 2000년부터 전문건설업체에 몸 담으며 몸소 느껴왔던 건설업계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건설공사 적정공사비 미반영, 부당특약, 하도급 대금 지연 등 불공정 관행 개선, 민간 건설공사현장에서 충남지역 업체의 낮은 참여율 등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이 산적해있기 때문이다. 취임 후 한 달여간 양승조 충남지사와 충남도 건설분야 관계자들, 도내 시장·군수 등을 만나 건설업체가 겪는 어려움을 피력하고, 해결 방안을 건의하며 눈코뜰새 없이 바빴다.

"전문건설업계가 어려운 시기인데 무거운 마음으로 건설산업생산체계 개편 등의 직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건설업계에서 다져진 30년 노하우를 바탕으로 협회를 위해 온 힘을 쏟을 것입니다."

대한전문건설협회 세종시·충남도회는 2007년부터 사랑의 집고치기 사업과 불우이웃돕기 성금 등을 통해 봉사활동을 펼쳐왔고, 이를 통해 지역민과 상생하고 공존해왔다. 박 회장은 이러한 전문건설협회의 가치를 이어가는 동시에 지역 건설업체의 공사 수주율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재 충남지역 건설업체의 민간건설공사 수주율은 19%로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충남이 아닌 다른 지역의 대형 건설업체가 공사를 수주한 뒤 충남의 건설업체에게는 일감을 주지 않고 건설사의 입맛에 맞는 다른 지역의 업체만을 골라 공사를 진행시키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는 실정이다.

"기껏해야 거리상 다른 지역에서 갖고 올 수 없는 장비나 자재등에 대해서만 지역업체를 이용하고 있을 뿐이고 충남 전문건설업체에게는 하도급 참여 기회 조차 부여되지 않고 있습니다. 충남지역 업체는 실력이 없기 때문에 쓰지 않는다고 하는데, 기회도 주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실력을 쌓을 수 있단 말입니까."

그는 이를 전문건설업체만의 문제로 미룰 것이 아니라 충남도와 도교육청, 각 시·군 등 발주기관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건설산업생산체계를 개편해 대업종화를 추진하고 전문건설업체를 대상으로 다양한 기능 교육을 시행해 역량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취임 이후 발주기관과의 간담회를 통해 공공공사와 민간공사 진행 시 지역 전문건설업체의 하도급 비율을 일정 부분 보장해 주고, 주계약자형 공동도급제도와 종합적인 계획·관리·조정 역할이 필요 없는 소규모 복합공사의 전문공사 발주 확대 등을 건의해왔다.

"다른 지역의 업체가 공사를 수주해봐야 그 이익을 충남에 분배하는 규모는 미미합니다. 충남도의 자본이 타지역으로 유출되는 것이죠. 건설공사 발주 시 지역업체에게 도급과 하도급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여러 제도들을 이용한다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충남도도 최근 해당 문제를 인지하고는 지역수주율이 낮은 공동주택건설과 산업설비는 전담부서를 지정하고 도와 시·군이 함께 `사업계획협의-인허가-공사착공` 등 모든 과정에 참여키로 했다. 이를 통해 민간건설공사 지역업체 수주율을 현행 19%에서 35%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박 회장은 그간 민간공사의 지역업체 수주방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해온 협회의 노력이 서서히 빛을 보는 것 같다며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추진방향을 명확히 세워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충남도가 지역의 건설산업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제도와 규제의 테두리 안에서 각종 혜택을 제공해 앞으로 충남지역의 공사는 지역업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합니다. 충남도만이 아니라 각 시·군도 이러한 노력에 동참해줘야 합니다."

건설공사 진행 시 발생하는 적정공사비 미반영, 부당특약, 하도급 대금 지연 등의 불공정 관행도 당면 과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충남도 감사위원회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그간 관행적으로 이뤄져온 부당함을 건의하고, 그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청했다.

"소규모 공사라고 해서 적정하지 않은 공사비를 책정하며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던 시대는 이제 없어져야 합니다. 충남도 감사위원회도 과소설계 근절을 통한 적정공사비 반영 등 개선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협회 또한 도 감사위원회와 함께 불공정 관행 타파를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그는 최근 지속되는 건설경기 침체와 건설산업의 생산체계가 차차 바뀌어 가는 모습을 보며 고민이 많아졌다고 한다. 건설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전문건설업체가 지니고 있는 취약한 부분에 대한 타개책을 마련하는 데 여념이 없다.

"올해는 2018년과 지난해에 비해 10% 정도 일감이 줄었을 정도로 건설현장에서 체감하는 경기는 좋지 않습니다. 현재 건설업계는 건설산업 생산체계 개편으로 인한 대혼란이 예상돼 있기 때문에, 전문건설업체들은 스스로 전문성을 갖춘 업체로서 지역 공사에도 당당히 참여할 수 있는 자생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충남도는 전문건설업체가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해 지역의 건설업체가 일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줘야 합니다."

대한전문건설협회는 지난 10월 충남이 혁신도시로 지정됐기 때문에 앞으로 지역 건설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는 충남 전문건설업체의 지역건설공사 수주율이 낮은 상황이지만, 앞으로 조례 개편 등을 통해 지역업체의 수주율을 높인다면 혁신도시 지정에서 파생되는 건설공사를 수주해 지역 건설경기에 훈풍이 불 것이라는 판단이다.

"충남 혁신도시 지정의 효과가 제대로 발휘되려면 지역 건설업체가 대형 공사에 참여해 지역경제가 살아나야 하고, 이것이 충남도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전문건설협회가 갖고 있는 자료와 양질의 정보를 전문건설업체에 제공하고 다양한 교육 시스템을 통해 건설공사 시공능력 강화에 앞장서겠습니다."

그는 회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전문건설업이 지역의 파수꾼으로서 대한민국과 충남의 건설산업 발전에 역할 할 수 있도록 문제점들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하고 협회 회원사 발전에 이바지할 계획이다. 회원사에게 미래비전과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회원사 또한 이러한 기회를 얻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고 발전하는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각종 간담회와 직능별 수시교육을 시행해 회원사가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 급변하는 건설시장에 대처하는 힘을 키울 수 있도록 전문성을 길러줄 방침이다.

"앞으로 건설산업생산체계 개편, 충남 혁신도시 지정 등 건설경기에 대한 큰 변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전문건설업계는 스스로 전문성을 갖추고 꾸준한 노력을 통해 자생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전문건설업체가 충남에서 만큼은 당당하게 공사를 하며 부족한 수주여건 없이 견실하고 훌륭한 사업을 이뤄 나갈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회원사들이 꿈 꾸고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대한전문건설협회 세종시·충남도회가 되기 위해 회장으로서 맡은 바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박 회장은

박종회(65) 대한전문건설협회 세종시·충남도회 회장은 (주)미도파 건설사업부에서 17년간 근무했으며, 미평포장건설(주)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대한전문건설협회 홍성군운영위원장,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 9대 대의원, 홍성경찰서 경찰발전위원 등을 역임했고, 현재 대전지방검찰청 홍성지청 형사조정 부위원장, 충남도체육회 이사, 충남도씨름협회 회장 등을 맡고 있다. 충남도지사 공로패, 경찰청장 공로패, 대전지방검찰청 홍성지청장 표창 등을 수상했다. 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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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회 대한전문건설협회 세종시·충남도회 회장. 김성준 기자
박종회 대한전문건설협회 세종시·충남도회 회장. 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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