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3부 박우경 기자
취재3부 박우경 기자
올해 초부터 학교 여러 곳을 돌아봤다. 학기 초 온라인 수업, 순차 등교, 최근에는 고3 수능까지..그 중 지난달 말 방문한 `대전 맹학교`는 특별한 기억으로 자리 잡고 있다. 맹학교는 시각장애 특수학교다. 일반 학교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지만 코로나19 속 교육을 이어가고자 고군분투 중이었다. 대전 맹학교 전교생은 120명이다. 온전히 시력을 잃어버린 전맹과 시력이 일부 남아있는 저시력 등 대부분 시각 장애 학생이다. 전교생 절반은 타지역에서 왔다. 장애 판정을 받고 제주에서 온 학생도 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학생이 등교했다. 그렇지 않으면 학생들이 일과 대부분을 기숙사에서만 보내야 하고, 본가가 멀리 있는 학생은 집과 학교를 왕복하는 일 또한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학기 초 학생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안마 실습을 하는 데 애를 먹었다. 맹학교 학생들은 실습 시간을 충족하면 안마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시각 장애 학생에게 안마는 주요한 생계수단이기도 하다. 자격증 취득을 위해서는 실습시간을 모두 채워야 하지만 코로나19로 접촉이 모두 자제됐다. 이웃 주민에게 무료로 실시했던 안마 실습도 모두 할 수 없었다.

맹학교 6-7세 유아가 비장애 또래와 교육받는 통합 교육 기회도 줄었다. 공교롭게도 방문한 날은 맹학교 유아와 가오초 원아들이 함께한 통합교육의 마지막 날이었다. 통합교육이지만 코로나로 일주일에 서로를 한 번도 보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가오초 아이들은 떠나는 친구가 아쉬운 듯 연신 친구 이름을 부르며 "또 와" "잘 가"라고 손을 흔들었다.

가오초 유치원 한 교사는 "처음에는 아이들이 장애를 가진 친구에게 호기심으로 접근을 했는데, 이제는 먼저 놀자고 하고 유대감이 깊어졌다"며 "코로나19 거리두기 때문에 계획했던 것보다 통합 교육 기회가 줄어들어 굉장히 아쉽다"고 말했다. 감염병으로 인한 교육 제약이 일반 학교뿐 아니라, 특수 학교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감염병 상황에도 교육은 계속돼야 한다"는 누군가의 말이 헛구호가 되지 않도록 교육 당국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때이다. 취재3부 박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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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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