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3부 김용언 기자
취재3부 김용언 기자
2020년 경자년(庚子年)을 알리는 달력이 한 장 밖에 남지 않았다. 올해 충청권 경제는 코로나19가 통째로 삼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출입길은 꽉 막혔고 얼어붙은 소비심리로 내수 경기는 꼼짝없이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경영난에 근로자들의 고용불안은 극에 달했고 구직자들의 답답함은 통곡의 벽을 치는 심정이었다. 연말이면 으레 부르던 희망의 노래는 더 이상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제 3주 후면 종이 울리고 또 한해가 시작된다.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2021년이라는 숫자가 적힌 트렁크를 입고 사각의 링에 올라야 한다. 유명 복서인 마이크 타이슨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누구나 훌륭한 계획 하나는 가지고 있다. 한 대 맞기 전 까지는.` 그럴싸한 기대를 가지고 시작하지만 모든 게 무력하게 무너지는 걸 깨닫게 된다는 말이다.

무릇 지난해보다 행복해지겠다는 계획을 세워야 하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어쩌면 내년은 지역 경제 주체들 모두 `클린치(clinch)` 상태에서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 정신을 차릴 수 없는 빈사상태에서 대책 없이 링 위에 올라야 하는 처지가 딱 그렇다. 그렇다면 행복이라는 의미를 되새김해보는 건 어떨까.

따뜻한 온천물에 몸을 담갔을 때 찰나의 시간을 행복이라고 한정하면 잠시의 성취감 또는 쾌감일 것이다. 코로나 불황 속 오래 지속하기 어려운 행복만을 무작정 바라지 않는다면 조금은 수월한 2021년이 될지 모르겠다.

삽시간에 퍼지는 경제 훈풍은 당장 어렵다. 누구보다 현재 놓인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중소기업,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꿈은 소박하다. 코로나가 덮친 올해보다는 따뜻한 한 해가 되 길. 무엇보다 바닥까지 가라앉은 경제 지표를 살리기 위해선 유관기관의 끊임없는 도움이 필요하다.

겉치레에 그치는 임시방편 말고 링 위에 오를 쇠약한 경제 주체들을 든든히 후원할 정책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다시 12장의 달력이 넘어간 후 2021년 연말 다시금 되 물을 때 `올해는 최소 불행하지 않았다`는 말이 나오길 바란다. 취재3부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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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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