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보은지역 출신인 주영헌 시인이 두 번째 시집 `당신이 아니면 나는 아무 것도 아닌 사람`을 세상에 내놓았다.

주 시인은 `우리 동네 이웃사촌 시 낭독회` 프로젝트를 통해 독자들에게 이름을 알린 시인이다. 그는 체념적 어투로 상실의 경험을 고백했던 첫 시집 `아이의 손톱을 깎아 줄 때가 되었다` 지난 2016년 3월 출간(시인수첩)했다. 4년 8개월 만에 선보인 이번 두 번째 시집은 시인의 재치와 상상력을 토대로 장착한 사랑의 시편이어서 눈길을 끈다.

시인은 일상의 아주 사사로운 것 들로부터 사랑을 발견하고 그 사랑의 순간을 가볍고 간결한 문장으로 독자에게 선물하고 있다.

나는 짝사랑에 익숙한 사람, 돌아누운 당신의 등이, 절벽처럼 아득하게 느껴지지만, 당신의 이름을 부르며, 조용히 다짐할래 요, 당신을 진심으로 오해하고 있었나 봐요, 당신이 잘 살아야, 내가 살아요(당신이 잘 살아야 내가 살아요, 부분) 나는 그녀에게, 민들레꽃처럼 반짝이는 그녀에게 물었습니다, 사랑도 택배가 될까요 (민들레꽃 같은` 부분),

이와 같은 시편에서 시인만의 사랑에 관한 사유를 엿볼 수 있다. 사랑 하는 대상을 감싸 안고 슬픔을 어루만져 주는 일은 시인이 독자들에게 제시하는 사랑 법이다.

주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시를 사랑 하는 사람들과 시를 잊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마음속의 시 한 편을 전해주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하고 있다.

시집 뒤편에 표 4를 쓴 노명우씨 (사회학자)는 "시가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누구라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사랑에 빠지는 그 순간 특유의 긴박한 리듬, 사랑 하는 순간의 밝은 멜로디, 사랑으로 인한 아픔의 잔향까지 모두 시에 담겨 있다. 이 시집은 단어로 쓴 사랑의 음악이다"라고 표현했다.

이 시집에는 51편 시가 4부로 나눠 실려 있다. 고운색종이에 옮겨 적은 듯한 시와 동화처럼 예쁜 삽화로 꾸며 보는 즐거움을 더한 시집이다. 주영헌 시인은 지난 2009년 계간 `시인시각` 신인상을 받으면서 등단했다. 육종천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