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수 국회의원·수필가
이명수 국회의원·수필가
"과거에서 배우지 못한 사람은 과거를 되풀이한다." 스페인 출신의 미국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가 저서 `이성(理性)의 생활(The Life of Reason)`에서 인간다운 삶에 있어 이성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근현대사에서 일제강점기를 비롯한 국가적 비극을 겪은 우리에겐 더욱 의미가 깊은 교훈이다.

필자는 충남도 근무 시절 아산시 일원이 비류백제의 기원이라는 김성호 박사의 `비류백제와 일본의 국가기원(1986)`에 주목한 적이 있었다. 핵심은 `삼국사기 권23`에 전하는 `미추홀(彌鄒忽)`이 오늘날 어느 지명인가 하는 문제였다. 2018년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은 순천향대 아산학연구소 워크숍에서 `아산의 산성과 비류백제의 도읍지 조명`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아산이 수많은 유적과 유물의 연구와 조사를 통해 비류백제 초기 도읍지와 아산의 연관성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까지는 인천시가 문학산성의 연구와 조사를 근거로 소재지 남구를 `미추홀구`로 개명했고, 송도신도시 지명을 `비류동`으로 결정하는 등 비류백제의 도읍지를 인천으로 공식화해 나가고 있다. 아산과 비류백제 미추흘에 대한 연구는 아산시 뿐만이 아니라 백제 역사를 창조적으로 계승해야 할 충청남도의 정책적 관심이 필요한 사안이다.

역사에 대한 관심은 대한민국 국가 차원에서 더욱 시급하고도 긴요한 과제라는 소신이다. 필자가 2008년 국회 첫 등원과 함께 가장 먼저 관심을 가진 사안이 우리 역사의 올바른 복원과 바로 세우기였고, 2009년 9월 4일 간도협약 100주년을 맞아 1907년 중일 사이에 맺은 간도협약의 무효화 확인하는 국회 차원의 선언을 추진했다. 국제법 관례상 양국간 협약은 100년 이내 무효화를 제기하지 않으면, 우리 영토권을 주장하기 힘들다는 인식에서였다. 이미 중국과 일본은 1890년부터 1940년까지 양국이 체결한 모든 법에 대한 취소와 무효화를 선언했던 상황이었다. 중국과 러시아, 일본 사이의 복잡한 이해가 얽힌 사안이지만, 꼭 영토 회복 차원이 아니라, 민족자존과 국권 회복의 상징성을 재확인하자는 일차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었으나 외교상의 이유 등으로 무산되었다.

이에 반해 중국은 `동북공정(東北工程)`, 즉 `동북변강역사여현상계열연구공정(東北邊疆歷史與現狀系列硏究工程)`이라는 프로젝트로 2002년부터 중국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중국 역사화하기 위한 동북쪽 변경지역의 역사 연구를 의욕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중국의 궁극적인 목적은 중국의 전략지역인 동북지역, 특히 고구려, 발해 등 한반도와 관련된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만들어 한반도 통일 이후 영토분쟁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하는데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패전국과의 조약은 무효화되어야 하는 당연한 관례에도 2차대전 패전국인 일본과의 간도협약을 무효화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와는 대조적이다.

일제의 한반도 침략의 근거가 되었고 지금까지도 일본의 일부 학자들이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가야 `임나일본부설`에 대한 정확한 연구와 청산도 우리가 조속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러한 우리 역사 바로 세우기는 비단 학계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소신이다.

가까운 일제강점기의 역사 왜곡 바로잡기도 시급한 현안이다. 필자는 2013년 6월부터 2015년 6월까지 운영되었던 동북아역사왜곡대책 특위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2015년 9월부터 12월 말까지 연장 운영을 주도했고, 2017년에는 국회가 일본과 중국의 역사 왜곡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특별위원회를 상설화하는 법안을 발의하는 등 지속적인 역사 바로 세우기 노력을 기울여 왔다.

냉철한 이성으로 인간다운 내일을 열어야 하는 대한민국은 오늘 우리 세대의 사명이다. 지금부터라도 국회에서 동북아역사왜곡대책특별위원회 설립하고 상설운영을 비롯한 적극적 관심으로 대한민국의 역사와 국익을 바로 세워야 한다. 이명수 국회의원·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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