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재확산 기세를 보이며 수년 간 이어져 온 수능 풍경이 바뀌었다. 3일 세종시교육청 4시험장인 양지고 입구에는 수능날 흔히 볼 수 있는 동네 주민·후배의 `수능 응원전`이 열리지 않았다. 예년에는 `수능 대박`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간식과 따뜻한 차를 건네며 수험생을 응원했지만, 전국적인 감염병 확산세에 여의치 않아졌다. 대신 양지고 내부에는 방역복을 입은 요원이 상주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었고, 시험실 입구에는 손소독제 등이 비치돼 있었다. 시험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수험생들도 방한용품으로는 몸을, 마스크로는 코와 입을 빈틈 없이 가렸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세종 지역 수험생 중 자가격리자는 25명, 확진자는 1명이다.
○…`도시락 깜박했어요.` 1교시 예비령이 울리기 5분 전인 오전 8시 20분. 대학수학능력시험 제27지구 13시험장 대전 괴정고 교문 앞에 비상등을 켠 차량 한 대가 급하게 차를 댔다. 헐레벌떡 운전석에서 내린 학부모 손에는 검은색 도시락 가방이 쥐어져 있었다. 외부인은 고사장 안으로 진입이 불가능한 까닭에 학부모는 발만 동동거렸다. 때마침 나온 수능 감독관이 도시락을 전달받고는 고사장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학부모는 감독관에 허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학부모는 감독관이 건물 안으로 들어서는 걸 확인하고는 비로소 안도의 웃음을 지으며 자리를 떠났다.
천재상·박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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