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고용량·고출력 하이브리드형 전지 개발
"모든 전자기기에 적용하면 인류 삶의 질 상승"

전도성 탄소 구조체 기반의 고용량 음극과 양극 재료의 합성 과정 [사진=카이스트 제공]
전도성 탄소 구조체 기반의 고용량 음극과 양극 재료의 합성 과정 [사진=카이스트 제공]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리튬 이온 전지는 에너지 저장 장치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지만, 전극 소재 고갈과 에너지 저장 원리 그리고 소자 개발 기술 등 근본적인 문제로 기술 포화 상태란 평가다. 새로운 형태의 전지 개발 필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고에너지·고출력·고안정성의 차세대 전지를 개발해 관심이다.

3일 KAIST에 따르면 신소재공학과 강정구 교수 연구팀은 배터리 음극 재료(애노드)와 축전지용 양극 재료(캐소드)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리튬 이온 전지를 개발했다. 다공성 구조의 환원된 산화 그래핀(탄소원자로 이뤄진 얇은 막)을 활용해 탄소 기반의 음극·양극 소재를 개발, 속도 특성을 개선한 새로운 리튬 이온 전지를 선보인 것이다.

이는 현존 상용화된 리튬 이온 전지와 비교해 출력 밀도가 높아 급속 충전 면에서 매우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실제 실험에선 상용화 리튬 이온 전지가 급속 충전에 최소 수십 분에서 최대 수 시간이 걸리는 반면, 하이브리드 리튬 이온 전지는 최소 수 초에서 최대 1시간밖에 걸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단 급속 충전 시간이 3.6초에서 36초 정도에 불과하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한 이 전지는 배터리용 음극의 높은 저장 용량과 축전기용 양극의 빠른 이온 충·방전의 장점을 모두 지니고 있어 차량용 리튬 이온 전지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 저장 소자란 평가를 받는다. 연구팀 관계자는 "기존 리튬 이온 전지 수준의 고에너지 밀도와 함께 넓은 구동 전압 범위에서 고출력 특성을 보인다"며 "태양전지 모듈로 수십 초 내 급속 충전이 가능해서 기존에 나와 있는 에너지 저장 시스템의 한계를 개선했다"고 소개했다.

빠르게 확산 중인 전기차를 비롯해 전기 트램과 스마트 전자기기 등에서도 활용이 기대되고 있다. 연구를 이끈 강정구 교수는 "활용 범위를 전기차를 포함해 모든 전자기기로까지 확대한다면 인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튬 이온 전지는 지난해 노벨 화학상 수상으로 실효성이 증명됐으며, 최근 전기차 시장 확장 등 수요 증가로 고성능 전극재·차세대 에너지 저장 소자 개발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터리얼` 11월 10일자에 실렸으며, 연구 우수성을 인정받아 표지논문에 선정됐다.장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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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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