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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병배 칼럼] 중기부 공청회

2020-12-03기사 편집 2020-12-02 17:58:10      라병배 기자 cuadam@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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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청사 밖 천막항의 불구
행안부는 갈길 가겠다는 것
대전도 실효적 응전 대비를

첨부사진1라병배 논설위원
중기부 세종 이전 공청회 일정이 잡혔다. 일시는 오는 17일 오전, 장소는 정부세종청사 6층 대강당. 행안부는 그제 이런 사실을 즉시보도 조건으로 배포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행안부 건물 밖에서는 민주당 대전시당 주도로 중기부 대전 잔류를 촉구하는 무기한 천막시위 출정식이 열렸다. 대전 공동체 단위에서 동원 가능한 최고 역량이 결집된 행사라는 의미가 부여됐다.

그 같은 살풍경에 불구, 행안부는 같은 날 두서너 시간 상관으로 중기부 공청회 일정 관련 내용을 보도자료를 통해 뿌렸다. 보름여 뒤 일정을 일찌감치 공지하고 공유하는 친절을 마다하지 않았다. 제목도 중기부 세종시 이전을 위한 공청회 개최라고 뽑아 놓았으니 무슨 말을 보태나. 중기부가 세종 이전 의향서를 제출한 지 두 달 만에 '중앙행정기관(중기부)등 이전계획 변경(안)' 공청회를 열기로 한 것은 갈 길 가겠다는 내용증명을 띄운 셈이다.

중기부 공청회는 행복도시법 규정에 따른 필요적 절차일 뿐 이변을 낳을 가능성은 제로다. 지정토론에서 반대 의견이 우세해도 행안부는 기속되지 않는다. 정부 부처 이전계획안 공청회의 경우 사실상 답이 정해져 있는 퍼포먼스에 가깝다. 중기부 이전 당부를 놓고 논리 대 논리, 당위 대 당위 또는 명분 대 명분 프레임으로 다투는 게 공허한 측면이 없지 않은 이유다.

이 공청회가 끝나면 중기부 이전은 대략 8부 능선에 도달한다. 멀리 갈 것 없다. 2년 전 과기부와 행안부 세종 이전 때도 그러했다. 당시 과천시민들 반발이 극심했다. 한차례 공청회가 무산되는 소동을 겪었지만 행안부는 그해 20여 일 뒤로 미뤄진 공청회 일정을 진행했다. 그리고 대통령 승인이 떨어진 다음 날 관보 고시까지 마쳤다. 공청회에서 관보 게재까지 일주일이면 족했다. 중기부 이전 공청회가 같은 속도로 처리된다고 보면 중기부 세종 이전 고시 시기가 가늠된다.

결정적인 순간으로, 중기부의 세종 이전 의향 공식화한 날이 꼽힌다. 세종행을 위한 법적 절차의 개시를 알리는 신호탄이었으며 이후 절차적 필요조건을 충족해 가는 과정을 밟더니 끝내 공청회 국면까지 왔다. 중기부가 선수치고 나오도록 한 게 새삼 뼈아프게 여겨지는 대목이다. 그때부터 세종 이전 동력이 공급됐는데, 대전으로선 법률 용어를 빌리면 돌연 형성적 처분을 당한 것이다. 그로써 중기부 이전 문제는 이미 이루어진 기수 상황에 진입해 버렸다. 중기부 공청회는 이를 알리는 일방 메시지일 테고.

현재로선 중기부를 대전에 존치토록 할 수단과 방법이 신통치 않은 현실이다. 그동안 대전시와 지역 정치권은 중기부 이전 저지를 위해 예의 천막시위에 나서는 등 나름 최대치의 노력을 경주해온 것은 사실. 그 부분은 평가받을 일이다. 그러나 목적한 바를 쟁취하지 못하면 모든 게 허사가 되면서 그저 매몰비용으로 치환될 것이라는 게 딜레마적 지점.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여러 각도에서 방법론을 궁리해볼 수 있지만 당장은 시민사회의 공고한 응집력의 지속성이 필수적이다. 특히 공청회 날까지 정부 일방성에 대항한 지역사회의 정치적 운동 에너지가 최대로 팽창될 수 있어야 한다. 집단지성에 기반한 지역 민심 자산이 충만하면 협상이든 타협이든 어떤 식으로 공간이 열릴 수 있다. 잘 안 되면 되도록 만드는 것도 능력이다.

구도 면에서 불리한 형국이지만 중기부를 놓아 버릴 수 없는 노릇이다. 중기부 진공상태가 불러올 유·무형의 후과가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조급성은 금물이다. 그러면서 늦지 않게 일대 반전 카드에 대한 고민, 대비가 긴요하다. 그 카드가 통하려면 폭발성 있는 발사체와 논쟁적 담론이라는 탄두와의 절묘한 결합이어야 한다. 가는 길이 고단해도 상대가 번의 않는다면 도리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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