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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주의 사회는 정말 정의로운가

2020-12-02기사 편집 2020-12-02 14:20:19      박상원 기자 swjepark@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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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센델 지음/ 함규진 옮김/ 미래엔 와이즈베리/ 420쪽/ 1만 8000원)

첨부사진1공정하다는 착각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센델이 8년 만의 신작을 출간했다. 이번에는 최근 전 세계를 아우르는 주제인 '공정'을 주제로 이야기를 전개했다. 특히 이번 저서에는 "능력주의는 정의로운가?"라는 물음에 주목했다. 이에 대해 저자는 "정의롭지 않다"고 답변한다.

먼저 현대 사회에서 능력주의는 개개인의 재능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산물이기 때문에 누구도 건들 수 없는 불가침의 영역이라고 여겨진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계층 간 이동은 어려워지고 불평등은 더욱 확고해지고 있다. 저자는 이처럼 기울어진 사회구조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능력주의에 이면을 밝혀내기 위해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센델은 능력주의에 허왕된 통념을 지적한다. 공평한 기회제공과 능력발휘의 보장은 말처럼 간단하지 않다. 그것을 방해하는 요소를 통제하기가 점점 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현재 이러한 위기가 최고점에 있다고 비판한다.

한 예로 미국에 학력주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미국은 대학 학위를 갖지 않은 사람이 전체 인구의 삼 분의 이에 달한다. 하지만 미국 사회에서도 능력주의에 대한 강조가 점차 증가하면서, 대학에 진학한 사람은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는 학력주의가 만연해진다. 이로 인해 대학 학위를 갖지 못한 이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점자 널리 퍼지게 된다. 저자는 개인적으로 느끼는 모욕감은 종교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해도, 특정 계층 전체가 갖는 모욕의 고통은 사회 내에서 커다란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경고한다.

한국 사회도 이와 다르지 않다. 대다수는 한국 사회를 두고 성적 기반 능력주의 사회라고 정의한다. 우리 대부분은 초등학교 입학 후 상대평가에 기초한 내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학생 순으로 능력을 서열화하고 그에 따라 보상을 차등화하는 사회 체계를 경험해왔다. 결국 이러한 현실이 승자에게는 오만을 부여하고, 패자에게는 굴욕을 주는 광경이 연출된다.

하지만 저자는 비판에만 그치지 않고 해결책도 함께 모색한다. 저자는 공정이라는 신념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을 근본적으로 타개할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한다. 기본적으로 운이 주는 능력 이상의 과실을 인정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연대하며, 일 자체의 존엄성을 더 가치 있게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도 공정을 둘러싼 다양한 이슈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이 공정인가'의 화두를 두고 각계각층이 출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이클 센델 특유의 화법인 질문하고, 제안하고, 반박하는 과정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끊임없이 생각해보도록 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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