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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 이전 공청회 '세종행' 저지 무력화

2020-12-01기사 편집 2020-12-01 17:18:37      문승현 기자 starrykite@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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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허태정 대전시장과 5개 구청장, 더불어민주당 대전지역 국회의원을 비롯한 민주당원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30일 정부세종2청사 행정안전부 앞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세종시 이전 철회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신호철 기자

정부가 중앙행정기관의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 이전을 위한 사전절차인 '대국민 공청회' 개최 일정을 확정하면서 정부대전청사 소재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의 세종행이 돌이킬 수 없는 루비콘 강을 건넌 게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 않다. 공청회는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행복도시법)이 규정하고 있는 유일한 법적 절차로 이 법에 따라 중앙행정기관 세종 이전이 추진된 2005년부터 15년 동안 공청회 이후 기관 이전이 백지화된 사례는 단 차례도 없었다. 공청회는 기관 이전을 공식화하는 요식행위 수준의 행정절차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정부조직관리를 총괄하는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30일 '중기부 세종시 이전을 위한 공청회 개최' 제하의 보도자료를 내 이달 17일 정부세종청사 6동 대강당에서 공청회를 연다고 밝혔다. 행안부의 공청회 개최 결정은 10월 16일 중기부의 '세종이전의향서' 제출로부터 45일 만이다. 1998년 차관급 외청인 중소기업청 시절부터 22년 동안 대전 서구 정부대전청사에 입주해 있다가 2017년 7월 장관급 독립부처로 승격한 뒤 중기부가 세종행을 택하면서 대전 지역사회 여론은 이전 반대로 모아졌지만 정부 차원의 공청회 개최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앞서 지난달 25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허태정 대전시장과 중기부 이전 관련 면담에서 "시장이 (중기부 이전을 반대하는) 시민 뜻을 받드는 건 이해하지만 정부방침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 달라. 이전 행정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해 허 시장의 중기부 대전 존치 요청을 사실상 일축한 바 있다. 또 대전시와 지역 정치권이 행안부가 있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중기부 이전 저지를 위한 천막시위를 시작한 지난달 30일 행안부는 맞불을 놓듯 전격적으로 중기부 이전 공청회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중기부 세종행은 이미 범정부적으로 합의돼 있고 대전지역 반발이 정부방침에 변수가 될 수 없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대전시 한 관계자는 "중기부 이전 공청회 일정이 잡히면 사전 공지해 주기로 행안부와 협의돼 있었는데 우리시에 아무런 통보도 없이 보도자료가 나와 당황스러웠다"며 "천막농성이 시작된 당일 보란 듯이 공청회 확정 소식을 공개했다는 점에서 정부가 중기부 이전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게 아닌지 시 내부적으로도 우려가 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회와 정부는 행정중심복합도시 조성을 목표로 2005년 10월 행복도시법에 근거한 법정계획인 '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계획'을 확정했다. 최종 승인은 대통령 권한이다. 정부부처 세종 이전안의 원조 격인 이 계획은 대통령을 직접 보좌·자문하는 기관과 국가 주요업무를 수행하는 행정, 외치와 내치 부문은 수도에 남겨 위헌 소지를 없앤다는 취지로 외교·통일·법무·국방·행자·여성부(6부)를 이전대상에서 제외했다. 정부대전청사 또는 이미 비수도권에 위치한 기관 제외 원칙도 이때 수립됐다. 중기부 전신인 중소기업청이 이에 해당한다. 행안부는 이후 수차례 중앙행정기관 이전계획 변경고시를 거쳐 단계적으로 부처를 옮겼다. 최근 세종으로 이전한 부처 중 인력규모가 중기부와 비슷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18년 2월 세종 이전이 확정됐고 이어 3월 22일 공청회, 일주일 후인 3월 29일 변경고시로 2019년 정부과천청사에서 세종으로 이전했다. 행안부가 중기부 이전 공청회와 이전계획 변경고시까지 연내 마무리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건 이 같은 전례 때문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과 대전사랑시민협의회가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중기부 대전 존치를 위한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허 시장은 1일 확대간부회의에서 "그간 정치력을 총동원해 많은 변화를 가져왔음에도 중기부 이전 행정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며 "중기부를 반드시 지키겠다는 각오와 단합된 시민의지를 모아 사태 해결에 앞장서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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