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강희 충남대 의대 재활의학교실 교수
조강희 충남대 의대 재활의학교실 교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국회에 제출한 `코로나19 전후 의료이용 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진자수는 예상한대로 번거럽고 복잡한 병의원 출입 절차와 전염 위험성으로 전년동기 대비 3.4%인 153만 명이 감소했다. 그러나 0-50세까지는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으나 60세 이상 수진자수는 2.3-12.1%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도 고령자에서 호발하는 만성병 환자의 의료이용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즉 코로나로 전반적인 환자의 병원 방문은 줄었으나, 노인환자는 전혀 줄지 않고 오히려 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병의원은 기존의 환자와 의료진을 보호하기 위해 철저한 출입절차, 발열 등 증상 확인, 환자와 의료진의 마스크 착용 등을 준수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1년 동안 노인 환자분들을 진료하면서 불편한 점을 적어 본다.

노인환자의 의사소통, 즉 의학면담을 매우 중요한 진료 행위이나, 젊은 환자에 비하여 어려운 점이 많아서 의료진은 원활한 의사 소통을 위해서 유념해야 할 점이 많다. 적절한 면담 거리에서 같은 눈높이로 정면에서 이야기하며, 단순한 언어로,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말해야 한다. 특히 난청을 가진 노인 환자와는 얼굴을 마주 본 상태에서 의료진의 입 모양을 볼 수 있는 상태로, 주위의 소음을 가능한 차단하고, 가능한 큰소리로 설명하고, 빨리 이해하지 못하면 다른 쉬운 단어로 바꾸어 다시 설명해야 한다. 또한 목소리 외 비 언어적인 소통법인 얼굴 표정, 제스처, 몸 동작, 입술 모양 등을 적절하게 사용할 필요도 있다. 그 외 다양한 인쇄물이나 영상, 모형, 사진 등 설명자료를 사용하면 더욱 좋다. 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치매나 인지기능이 저하된 노인 환자는 특히 의사소통이 어려워서 내용은 간단명료하게, 한 가지씩 질문하고, 비언어적인 의료진의 표정이나 행동으로 적절히 사용한다.

하지만 현재의 코로나 19 상황에서는 이런 노인환자 대상의 의학면담이 쉽지 않다. 환자는 물론이고 의사, 간호사도 마스크를 사용해야 하고, 가능한 거리를 두어야 한다. 보청기를 지참하지 않아도 과거에는 대강은 의사 말을 알아 들었지만, 마스크 쓴 의사가 말하는 소리도 작아지고, 그동안 마스크 쓰지 않은 의사의 입 모양과 얼굴 표정의 도움을 받아서 어느 정도 의사소통을 해온 귀가 어두운 노인 환자는 진료실 내에서 의사와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경우도 발생 한다. 의사가 마스크를 쓰고 말해서 입 모양과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얼굴 표정을 볼 수가 없기 때문에 설명하는 말을 못 알아 듣겠다고, 마스크 좀 벗으라고 요구하기도 하며, 매우 불편해한다. 의사인 나도 소리를 질러 보기도 하지만, 한 명, 두 명, 세 명, 이런 식으로 계속 진료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고, 점점 지쳐가는 걸 느낀다. 보통 노인 환자의 보호자는 딸이나 아들이 보호자로 오면 `통역자`의 부분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같은 노인인 부인이나 남편이 오는 경우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의학면담으로 환자에게서 얻은 정확한 정보가 진료 및 검사 방향을 결정하는데 필수적인 경우, 그리고 정확한 의사소통과 이해를 바탕으로 중요한 진료 방향을, 예를 들어서 장기간 약물복용, 위험성이 있는 검사나 치료 방향을 결정할 때는 특히 그러하다. 도저히 당일 의사소통이 불충분하다고 판단되면 저자는 일단 당일 진료는 중지하고, 가족의 도움을 받아서 준비한 후 다시 내원하기를 권한다.

그동안 노인 환자 혼자나 배우자와 병의원을 방문해 왔지만,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로와지기 전까지는 우리 부모님들이 진료를 받기 전에 자식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아들이나 딸이 부모님을 모시고, 보청기와 돋보기안경을 착용하고 진료를 받기를 권한다. 정확한 의사 소통을 위해서 타 의료기관의 진료기록을 준비하고, 환자 본인의 불편한 점과 진료받기를 원하는 내용을 메모한 후 정확하게 의사에게 의사표시를 하는 것이 실수를 줄일 수 있다. 한번 진료로 부족하다고 느끼면 충분히 의사 의사소통히 될 때 까지 두 번, 세 번 진료해야 한다. 백신도, 항체치료제도 개발이 거의 되고있다 하니 내년까지만 잘 버티어 보자. 조강희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재활의학교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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