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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건축] 미래 학교를 만들 건축사의 미래

2020-12-02기사 편집 2020-12-02 07: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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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오형석 공주대 교수
미래 학교를 논할 때 교사, 학생, 지역주민, 전문가들의 협력은 중요한 과제다. 그동안 학교 구성원과 지역주민을 교육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과 프로그램들이 진행 중이고 더디지만 어느 정도 지역별로 성과가 축적되고 있다. 여러 시행착오와 새로운 발견으로 상승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마무리하는 것은 결국 건축사의 몫이다. 따라서 학생과 교사, 전문가의 다채로운 아이디어를 실체화하는 건축사들의 역량이 중요하다. 예전 추억의 '러브하우스'나 최근 인기 있는 '구해줘 홈즈', EBS '건축탐구-집' 등 집을 소재로 일반 시청자들이 건축에 대한 이해를 높이도록 하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다. 시청자들의 요청에 따라 까다로운 조건에 맞는 집을 찾아 헤매면서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공간을 바라보는 시선과 경험을 확장할 기회가 된다. 집을 그저 부동산으로 보고 재산증식 수단으로 보는 것에서 벗어나 집이 가지는 본질에 대해 탐구하는 방식을 통해 건축 공간에 대해 진지하게 이해하고 각자 생활의 가치를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게 한다.

이렇듯 일반 수요자들의 건축에 대한 기대와 수준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에 반해 질 높은 건축 교육과 건축사 양성이 이뤄지는지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현재의 건축 교육은 건축사법 개정에 따라 많은 학교가 5년제로 운영 중이다. 건축사가 되기 위해서는 한국건축학교육인증원(KAAB) 인증을 받은 5년제 건축학과 또는 대학원을 졸업한 후 3년간 실무 수련을 거친 후 건축사 자격시험에 응시한 뒤 합격하는 과정을 거친다. 만약 4년제나 전문대학을 졸업했을 경우에는 인증을 받은 대학이나 대학원에 편입하고 졸업해야만 실무수련 자격 및 건축사 시험 응시 자격을 갖추게 된다. 이러한 인증제도에 대해 여러 비판과 단점도 분명히 있지만, 기존의 각양각색이던 건축 교육이 외부 평가와 인증을 통해 표준화되고 차별화되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리고 일회성 인증이 아니라 인증 조건에 따라 지속해서 프로그램을 평가하기 때문에 교육의 질을 유지하도록 대학이 노력해야 한다는 점에서 건축 선진국으로 갈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건축 교육과 실무수련 후에 이루어지는 자격시험은 개선의 여지가 필요하다. 아직도 손으로 그리는 방식의 당일 자격시험에 거의 모든 평가가 실시되는 방식은 건축사 자격에 필요한 전문적인 지식의 적절한 평가 방식인지 의문이며, 건축사의 직업윤리나 사회상을 반영하는 건축 철학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진다고 보기 어렵다. 응시자가 학원에 다녀야만 합격할 수 있는 소모적인 시험이 아니라 교육과 실무수련 과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며 수작업이 아닌 디지털 방식으로, 1년에 한두 번이 아니라 분산된 방식으로 시험을 볼 수 있도록 적극적인 개선이 요구된다. 또 합격률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 역시 필요하다. 의사협회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단순 공급과잉 우려로 인한 건축사 수급 조정은 결국 '밥그릇 지키기'라는 시선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아파트 시대에서 벗어나 개별 주거공간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사회적 변화를 생각해 볼 때 수요자의 건축사에 대한 접근성이 지금보다 훨씬 용이해야 한다. 외국처럼 집을 고칠 일이 있을 때 동네 수리점이 아니라 건축사와 상의할 수 있을 정도로 문턱을 낮추기 위해서는 시험이 아니라 인증받은 교육과 실무수련을 통해 더 많은 건축사를 배출하는 것이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학교 공간 혁신 사업은 많은 건축가의 참여와 서로 영감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성과들이 필요하다. 예전에 인테리어 업체가 도맡아 하던 일을 젊은 건축사들이 뛰어들어 나름의 성과를 내고 있다. 미래의 교육환경을 위해 더 많은 건축사가 지속해서 참여하기 위해서는 협회 차원의 역량 강화 및 지원 노력과 그에 따른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질 때 가능할 것이다. 오형석 공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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