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사·충남도교육청 공동캠페인] 지역기반 방과후 돌봄 ㊲천안 신방초등학교

신방초 학생들이 교내 밧줄놀이터에서 흔들길을 지나고 있다. 사진=충남도교육청 제공
신방초 학생들이 교내 밧줄놀이터에서 흔들길을 지나고 있다. 사진=충남도교육청 제공
충남 천안시 성환읍에 위치한 신방초등학교는 2016년까지만 해도 폐교 위기에 있었지만 자연품, 학교품, 마을품으로 질 높은 행복 돌봄을 실현해 2017년 24명, 2018년 30명,지난해 42명, 올해 49명으로 많은 학부모들이 주목하는 학교가 됐다.

코로나로 원격수업을 하던 지난 3월, 마을 교사와 교직원들은 학교 앞 길게 뻗은 화단을 논으로 조성했다. 마을 교사의 도움을 받아 화단의 풀을 뽑고, 운동장으로 물이 새지 않도록 가장자리에 비닐을 대었으며 울퉁불퉁한 흙을 고른 후 물을 댔더니 논의 형태가 얼추 갖춰졌다. 고생 끝에 5월 20일 긴급돌봄 학생들과 함께 모내기를 실시했고 우렁이를 방사해 우렁이 농법으로 벼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아침마다 논에 모여들어 우렁이 포함한 논 속 생물들 들여다보며 자연스레 관찰 학습을 하게 됐다.

학생들은 참새를 쫓아내기 위해 허수아비를 만들어 세웠고 마을 교사와 교직원들은 망을 쳤고, 지난달 20일 드디어 벼를 수확했다. 전교생이 돌아가면서 낫으로 벼를 베고 홀테로 벼이삭을 탈곡한 뒤 마을 건조실에서 말리고 도정해 40㎏의 쌀을 얻을 수 있었다. 수확한 쌀은 각 가정에 보내 음식을 만들었고, 신방 교육공동체 인터넷 카페에 음식 사진을 올려 공유했다.

또한 신방초 교사들은 매주 목요일 2시간씩 밧줄 연수를 받고 7월 16일 운동장의 나무들을 최대한 활용해 네팔다리, 흔들길, 그네다리, 그네, 해먹 등으로 구성된 밧줄 놀이터를 설치했다. 처음 놀이할 때는 흔들길에서 팔다리가 제멋대로 흔들려 어쩔 줄 모르던 학생들이 지금은 너 나 할 것 없이 안정감 있고 여유롭게 흔들길을 건넌다. 네팔 다리는 팔과 다리로 기어가는 놀이로 어른인 교사도 쩔쩔매는 놀이인데 그 어려운 놀이를 학생들이 해내면서 몸과 마음이 단단해지고 웃음소리가 운동장을 가득 메운다.

신방초가 위치해 있는 성환읍 신방리는 논과 밭이 펼쳐져 있고 꼬불꼬불한 흙길이 이어지며 옹기종기 주택이 모여있는 시골 마을이다. 신방초 교사들은 마을 자원을 교육에 활용하기 위해 올해 학교 교육과정에 학년마다 차별화된 마을교육과정 계획을 수립했다.

1, 2학년은 마을 그림지도 그리기를, 3, 4학년은 기호화된 마을 지도 그리기를, 5, 6학년은 신방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총 8차시에서 14차시에 걸쳐 프로젝트 학습으로 진행했다. 1-4학년은 두 차례에 걸친 마을 탐방 후 협력학습으로 마을 지도를 그렸으며 5, 6학년은 신방의 발전된 미래의 모습을 상상해 코딩, AI 등을 활용한 신방스마트시티를 꾸몄다.

임복수 신방초 교장은 "학생들에게는 자연과 학교, 마을의 너른 품이 모두 교육의 장이고 돌봄의 장이다. 네모난 교실 속에서는 보지 못하는 아이들의 환한 웃음과 깔깔대는 웃음소리를 보고 듣고 있다"며 "학생들이 많은 사람들을 품고 포용할 수 있는 품 넓은 사람으로 성장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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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방초 학생들이 우렁이농법으로 직접 키운 벼를 수확하고 있다. 사진=충남도교육청 제공
신방초 학생들이 우렁이농법으로 직접 키운 벼를 수확하고 있다. 사진=충남도교육청 제공

김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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