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선 충남대학교병원 간호부장

박순선 충남대병원 간호부장은 코로나19 최전선에 있는 간호사들이 소명과 사명감을 갖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코로나 감염병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개인방역 수칙 준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충남대병원 제공
박순선 충남대병원 간호부장은 코로나19 최전선에 있는 간호사들이 소명과 사명감을 갖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코로나 감염병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개인방역 수칙 준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충남대병원 제공
지난해 말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전 세계는 감염병의 공포에 신음하고 있다. 처음 중국에서 신종 감염병이 확인됐다고 했을 때 중국만 가지 않으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줄 알았고, 길어야 1-2개월 정도면 사태가 종식될 줄 알았다. 하지만 국내에서 지난 1월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후 어느 덧 1년이 가까워 지고 있다. 그동안 의료진들은 밤, 낮 없이 감염병과 사투를 벌였고, 지금도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의료진 모두가 고생하고 있지만 확진자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돌봐야 하는 간호사들은 그 누구보다 감염에 대한 공포가 크다. 두려움 속에서도 직업에 대한 사명감으로 환자들의 치료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간호사들. 대전 지역에서 중증 확진자들의 치료를 전담하는 충남대병원 박순선(59) 간호부장을 만나 코로나19 사태 속 간호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충남대병원은 대전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중 중증 환자를 전담하는 병원으로, 총 36개 병상을 코로나 확진 환자 병실로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안타깝게 치료 중 사망자도 발생했지만 의료진의 노력으로 완치 후 퇴원한 환자도 상당수다. 우리가 쉽게 생각하면 확진 판정을 받으면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퇴원하면 끝인 것 같지만 이 과정이 진행되기 까지는 밤잠을 설쳐가며 고생하는 의료진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코로나19와 싸우는 의료진 중 최전선에서 환자를 돌보는 박순선 간호부장은 지금까지 코로나19과 싸우면서 가장 힘든 업무로 간호인력을 코로나 환자 입원병동에 파견 보내는 일을 꼽았다. 아무리 보호장구를 갖추고 들어간다고 해도 간호사들도 일반 시민인 만큼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심은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 간호부장은 "혹시 모를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레벨D 같은 보호장구를 갖추고 간호해야 하기 때문에 간호인력이 평상시 보다 월등히 많이 필요하다"며 "일반병동을 축소 또는 일부 폐쇄하고 필요인력을 충원해야 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환자 병동에 들어가는 간호사들은 감염에 대한 불안감 및 공포는 물론 그리고 긴 시간 N95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두통, 호흡곤란, 무력감, 외부와 차단·분리된 느낌과 우울감을 느낀다"며 "충남대병원은 상급종합병원이기 때문에 코로나19 환자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일반 중증환자들도 많이 찾기 때문에 일반 병상과 코로나 병상을 모두 운영해야 하므로 간호사 확보가 가장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박 간호부장은 1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코로나19와 싸우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도 유행 초기 하루, 이틀만에 선별진료소를 준비하고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으로 간호인력을 파견하느라 긴박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박 간호부장은 "간호사들 중 감염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파견가기 두려워 찾아와 울던 간호사도 있었다"며 "그 때 상황을 떠 올리면 항상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이 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지난달 중순 병원 간호사 1명과 병동 보조사 1명 등 직원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직원 12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던 긴박한 순간도 떠올렸다. 당시 충남대병원은 10월 20일 충남대병원 간호사와 병동 보조사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직후 병원 내 추가 전파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14일부터 19일까지 확진자와 같은 시간대 병원 구내식당을 이용한 모든 의료진과 직원 1212명을 대상으로 긴급검사를 실시했다. 박 간호부장은 "다행히 모든 직원들이 음성으로 나왔지만 무엇보다 직원 감염으로 인해 직원 및 가족이 입원을 하게 되고, 직원들이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를 하게 돼 그 때의 상황이 기억에 남는 것 같다"며 "많은 내원객의 방문으로 밀집도가 높지만 추가 전파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그동안 철저한 방역체계를 유지하고, 주요 시설에 대해서는 집중적으로 방역 소독하는 등 병원 내 전파 가능성을 원천 봉쇄했던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더 자주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신종감염병과 부족한 간호 인력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박 간호부장은 "간호대를 졸업하고 간호사로 임상에서 일하는 간호사가 생각보다 적다"며 "이는 임상현장에서 업무량은 많은데 대우가 따라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3교대 근무의 어려움, 상급병원과 작은 병원 간 월급 격차 등이 있는데 간호사 처우를 개선한다면 장기적으로 일하는 간호사는 더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간호부장은 또 "요즘 같은 신종 감염병 상황을 대비하려면 정부에서 전문역량을 갖춘 간호인력 양성을 정책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신종감염병 전담 간호 인력 양성을 위한 강의나 실습 등을 갖추고 교육한다면, 간호인력의 양과 질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고생하는 동료 간호사들에 대한 응원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박 간호부장은 "우리 간호사들은 소명과 사명감을 가지고 전 세계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헤쳐 나가는데 최전선에 서 있다"며 "간호사는 희망을 만들어 가야 하는 능력과 사명감이 있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열심히 일하고 있는 간호사들 모두가 자긍심을 갖고 끝까지 힘을 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박 간호부장은 "정부정책도 신종감염병에 대비해 변화하고 있으며, 병원 역시 시대에 맞게 대응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하지만 국민 한 명, 한 명의 노력 없이는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잘 해주시고 있지만 감염병 유행이 끝날 때까지 개인방역수칙을 지키는데 더욱 노력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정성직 기자

박순선 충남대학교병원 간호부장은.

박순선 충남대병원 간호부장은 대전 간호전문대학에서 간호학을 전공하고 1982년 5월 충남대병원에 입사했으며, 올해 1월 6일부터 간호부장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병원 입사 후에도 학업을 이어간 박 간호부장은 한국방송통신대학에서 가정학, 충남대 보건대학원에서 환경보건학을 전공했다. 고된 업무 속에서도 성공적으로 학업을 병행한 박 간호부장은 1995년 5월 병원 수술실 책임간호사에 이어 2002년 병원 수술실, 중앙공급팀, 신투석실 수간호사 직책을 맡았다. 한 병원에서 38년 여를 근무한 박 간호부장은 2000년 12월 우수직원상, 2012년 7월 30년 장기근속상, 이달에는 대전시장으로부터 보건간호사업유공자표창을 수여했다.

박 간호부장은 "과거에 여성이 사회에 진출하려면 교사나, 약사나 간호사 등으로 제한됐다. 그래서 간호사로서 사회에 진출하기로 결심했다"며 "간호사 직업을 선택한 것에 대해 지금도 전혀 후회하지 않고 오히려 자긍심이 있다. 앞으로도 환자를 돌보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정성직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