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교 지방부 서산주재 차장
박계교 지방부 서산주재 차장
어찌 보면 그저 부러운 싸움(?)처럼 보인다. 정치권이 `가덕도 신공항` 건설 문제로 요란이다. 어떤 정치적 목적의 유·불리에 따라 국가 정책기조가 오락가락 하는 것이 도저히 납득이 안 되지만 부정할 수 없는 힘의 논리에 뒷맛은 늘 텁텁하다. 실망이 한 두 번이 아니지만 한두 푼도 아니고 10조 원의 국책사업을 손바닥 뒤집듯 하는 정치권에 일말의 실망감마저 사라졌다.

얼마 전 울릉공항 착공 소식이 들렸다. 공항 계획 40여 년 만이란다. 50인승 이하 소형항공기가 취항할 목적인 울릉공항은 총사업비 6651억 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공항이 들어서면 서울에서 울릉도까지 1시간 안팎이면 갈 수 있다.

여기서 떠오르는 서산공항. 서산공항이 검토한 취항지 중 한 곳이 울릉공항이다.

서산공항은 국토부가 진행한 `서산군비행장 민항시설 설치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용역` 결과 활주로 건설을 제외한 여객터미널과 계류장, 유도로, 진입도로, 토지매입 등 490억여 원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BC도 `1`을 상회한다. 김포공항 7.3㎢보다 규모가 큰 11.9㎢ 면적의 공군 제20전투비행단이 보유한 길이 2743m와 폭 46m의 활주로 2개를 활용할 수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공군 제20전투비행단을 활용한 서산민항건설이 올해 예비타당성 조사대상에서 빠졌다. 솔직히 내년에도 예비타당성 조사대상에 포함될 수 있을 지 장담하기 어렵다. 제주 제2공항 개항에 맞춰 서산공항 건설이란 정부 정책의 테두리에 묶인 형국이다. 당초 2025년 개항 예정이었던 제주 제2공항이 2028년까지 미뤄지는 상황이다.

전국 광역 시·도 중 공항 없는 곳은 대전시와 충남도뿐이다. 충남도가 항공서비스 소외지역으로 서산공항에 목을 메는 이유다. 지난해 충남도시장군수협의회는 `서산비행장 민항유치 조기추진 공동건의문`을 채택, 국토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충남도민의 바람이지만 당분간 서산공항 건설은 미지수다. 누구를 탓해야 할까. 10조 원, 6651억 원, 490억 원의 금액 만큼이나 비중의 무게감이 다른 게 현실이다.

박계교 지방부 서산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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