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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사랑의 온정을 기다리며

2020-11-27기사 편집 2020-11-27 07: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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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정태희 삼진정밀 대표이사
한의사를 하는 후배의 권유로 8년 전.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하면서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인연을 맺게 됐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1억 원 이상을 기부하거나 5년 이내 납부를 약정한 개인 고액 기부자들의 모임이다.

내가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한 이유는 대전시 규모에 비해 아너 숫자가 너무 작고, 기업인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줘야 그 숫자가 늘어날 것 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하기 전 나는 좋은 일은 남모르게 살짝 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생각했다. 그 후배는 왼손도 모르게 좋은 일을 하는 것은 옛 이야기고, 지금은 왼손도 알고 세상 사람이 다 알게 해서 다른 사람들도 좋은 일에 동참시켜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나를 설득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1998년 그동안 국가가 모금하던 방식을 바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법을 제정해 모금회를 만들었다. 이후 모금을 민간에 이관했다. 유일한 법적 모금기구가 된 셈이다. 이런 이유로 국정감사나 감사원 감사, 보건복지부 감사 등 다양한 감사를 받게 된다.

나는 코로나19, 수해, 장마 등으로 가장 어려운 상황에 대전모금회장을 하면서 많은 미담을 접하게 됐다. 결론은 반드시 돈이 많다고 해서 남에게 기부를 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고기를 먹어본 사람이 맛을 안다고 하듯 기부도 기부의 기쁨을 맛 본 사람만이 중독성 있는 기부를 지속한다는 것이다.

어떤 기부자는 수억 원이 되는 큰 금액을 기부하고도 끝까지 익명을 고집했다. 대전교도소 수형자들은 자신들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십시일반 해 836만 원을 내놔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생활 보호 대상자인 어떤 기부자는 더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100만 원이라는 결코 작지 않은 성금을 내놓기도 했다.

대전시장과 교육감, 각 구청장 등 지역 리더들이 릴레이 기부에 나서고, 급여의 일부를 선뜻 내놓기도 했다. 스타트업으로 수년간 고생 끝에 코로나 진단키트를 개발한 바이오기업은 1억 원 이라는 큰돈을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을 위해 기부했다.

테이블이 두 개 있는 작은 김밥집이 하루 1000원을 기부하는 '착한 가게'에 가입하겠다고 연락을 줬을 때는 차라리 말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남을 돕는 경험을 해본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같은 말을 한다. 이웃에게 준 것 보다 열배가 넘는 큰 기쁨을 누리게 된다고.

나눔은 무엇보다 남는 사업이다. 나만 잘 사는 것만으로는 내가 행복해 질수 없다. 세상이 나눔의 온정을 통해 따뜻해질 때 비로소 내가 행복해 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큰 금액보다는 정성이 담긴 따뜻한 기부를 대전모금회는 기다리고 있다.

아직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대전모금회는 어려운 이웃에게 마지막 희망의 연락처가 되고 싶다. 12월 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희망 2021 나눔캠페인이 시작된다. 국민 정서상 추운 겨울이 되면 이웃을 돕는 마음이 더욱 커지기 때문에 모금회도 62일간 집중모금기간을 정했다.

올해 캠페인은 모금회 창립 이래 처음으로 목표액을 줄였다. 캠페인 기간이 단축된 점도 있지만 오랜 기간 지속되는 코로나19 경제 불황을 고려했다. 우리 지역에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분들이 여전히 많다.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요청하는 분들의 사연을 들어보면 경기 침체로 식당을 폐업하거나 인원감축으로 인한 실업 그리고 사회복지 서비스 중단·감소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K팝, K방역이 위상을 높이고 있듯 우리의 K기부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은 어떨까. 선조들의 상부상조 정신을 이어받아 이웃을 돕는 일에 함께 했으면 한다. 소액이라도 기부에 동참하면 나누고 베푸는 보람과 함께 기부금 세액공제까지 얻게 되니 분명 기부는 우리에게 두 배의 기쁨을 줄 것이다. 시민 여러분의 작은 나눔으로 희망을 이어주길 바란다.

정태희 삼진정밀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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