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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광장] 윤석열과 충청대망론

2020-11-27기사 편집 2020-11-27 07:05:31      송충원 기자 one@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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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지지도 상승에 충청대망론도 주목
지역불균형·극한 대치 해소 여망 담겨
정국주도권 쥔 집권세력 경고 의미도

첨부사진1송충원 서울지사 정치부국장
"성경은 우리에게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고 말한다. 무언가를 일궈야 할 때가있고, 수확해야 할 때가 있고, 씨를 뿌려야 할 때가 다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연설 중 한 대목이다.

대한민국 대선을 1년여 앞둔 2020년 11월 윤석열 검찰총장이 유력 주자로 떠올랐다. 덩달아 충청대망론도 꿈틀댄다. 하지만 분명 섣부른 키워드다. 시기적으로 '때'가 아니며, 그의 현재 신분과 지역 연고를 고려하면, 억지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윤 총장은 정가를 요동치게 하는 잠룡이고, 충청대망론의 주요 주체가 된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다.

조국 법무부장관 사태이후 수시로 신문 1면을 장식했던 윤 총장이지만, 구체적인 잠룡으로 분류되며 집중 조명된 것은 지난 달말 대검찰청 국정감사부터다. 당시 감사위원으로부터 '정치 참여 의사'에 대한 질의를 받은 그는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 지 그런 방법은 퇴임하고 나서 천천히 생각해보겠다"고 밝혔다. 이후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이낙연 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더불어 '빅3'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는 게 확인됐다. 일부 여론조사에선 1위를 기록했으며, 민주당 주자들과의 가상 양자대결에서도 오차범위내 접전양상을 보였다.

이 같은 현상은 자연스레 충청대망론에 불씨를 지핀 모양새다. 본인은 서울 출생이나, 부친이 충남 공주출신이고,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학자이자 충남 논산에 뿌리를 내린 윤증 선생의 후손이기도 하다. 그 역시 검사로서 대전고검과 대전지검 논산지청에 근무하면서 충청과의 인연을 더했다. 이러한 윤 총장의 등장은 충청대망론을 염원하는 지역민들에겐 가뭄에 만난 단비였던가 보다.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그는 타 지역에 비해 충청권에서 상대적으로 월등히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게 이를 방증한다.

분명 때가 아님에도 윤 총장에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고, 충청대망론의 중심에서 회자되는 것 자체만으로도 우리 정치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충청에 대망론이 널리 퍼져있다는 것은 그만큼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는 얘기다. 인구는 이미 호남을 앞질렀지만, 아직까지 한국사회는 모든 면에서 영호남 위주임을 부인할 수 없는데, 이는 대통령을 배출하지 못한 정치력 차이 때문이라는 게 지역의 보편적 정서다. 최근 가덕도 신공항 이슈가 불거지면서 여야 지도부가 각각의 텃밭인 대구와 광주에도 신공항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특별법을 들고 나오는 모습을 보노라면 실소가 절로 나온다. 범정부 차원에서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기획된 세종 행정수도가 지지부진한 것은 힘 없는 충청권에 위치했기 때문이라는 일각의 푸념도 일리가 있는 듯 느껴진다.

지역불균형에 더해 이념적으로도 극단적인 대결양상을 보이는 한국정치가 근본적으로 바뀌려면, 중간자적 입장에서 '균형'과 '협치'에 특화된 충청인의 정치적 기질이 꼭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윤 총장이 급부상한 것에 대해 정파별로 해석과 전망이 분분할 수 있지만, 정국주도권을 쥔 청와대와 여당에 대한 국민적 경고임은 틀림없다. 그를 차기 대선주자로 지지하는 국민들은 현 정부와 집권세력의 국정 방향 또는 운영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이며, 그들 또한 정부가 귀 기울이고, 품어야 할 주권자이기 때문이다.

"모든 마음과 한결같은 손으로,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국가에 대한 사랑으로, 그리고 정의를 향한 갈증으로 우리가 될 수 있다고 알고 있는 그 나라를 만듭시다. 그 나라는 단합된 국가이며, 보다 강력한 국가이며, 치유된 국가입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승리연설을 마무리하며 국민들에게 호소한 메시지다. 윤 총장의 대선 시나리오가 언제까지 계속될 지 지금으로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충청대망론이 왜 주목받고, 그 중심에 윤 총장이 서 있는 지를 위정자들은 반드시 곱씹어봐야 한다. 그래야 바이든 당선인이 말하는 '그 나라'를 우리도 경험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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