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광석 한국소비자원 정책개발팀장
지광석 한국소비자원 정책개발팀장
"아무것도 만지지 마라! 누구도 만나지 마라!"

2011년 개봉한 영화 `컨테이전`의 태그라인은 공교롭게도 지금 우리의 일상과 너무나 닮아있다. 올해 3월 11일 WHO의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선언으로 전 세계가 패닉(panic)에 빠졌다. 지금까지 전 세계 코로나19 환자는 5천만 명이 넘고, 우리나라 누적 확진 환자는 3만 명에 육박한다.

최근, OECD 경제전망 보고서는 2020년의 세계 경제는 전례 없는 위기로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침체를 경험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소비자의 일상뿐만 아니라, 소비 생활과 환경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마스크 착용의 일상화다.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마스크를 휴대·착용하는 것이 일상이 되면서, 소비자의 개성을 살린 디자인과 편리한 휴대를 위한 마스크 목걸이가 등장했다. 또한 집안과 사무실에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휴대용 손 소독제를 수시로 사용하는 일도 습관이 됐다.

다음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거래의 가파른 증가세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약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클릭 앤 콜렉트(click & collect), D2C(direct to consumer) 등 소비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당분간 온라인 거래 증가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소비자가 집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홈테인먼트와 `가정에서의 체험`이 소비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대표적으로 외식 대신 배달음식을 시켜 먹거나 밀키트(meal kit)로 집에서 요리하고, 가정에서 랜선 공연이나 여행을 즐기고 e스포츠를 관람하는 것들이다. 마지막으로, 건강과 행복을 위한 소비가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고립과 불안이 오랜 기간 계속되면서 소비자들은 웰니스나 스트레스 해소, 면역·위생용품에 대한 지출을 늘리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리의 일상과 소비생활을 빠르게 바꿔놓고 있는 지금, 코로나 시대를 넘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소비자정책이 나아갈 방향과 당면과제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지광석 한국소비자원 정책개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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