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생산량 50여 년 만 최저, 코로나에 식재료비 부담까지 이중고
건고추·고등어도 1년 전보다 비싸져, 외식업계 '이중고'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이 장기화하면서 서민들의 식탁 물가가 팍팍해지고 있다. 코로나 3차 대확산으로 모임과 회식이 줄어들고 집밥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요 식재료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밥상에 자주 오르는 고등어·갈치 등 생선류는 지난해보다 가격이 뛰어오르고 식용유 등 가공식품 역시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주요 농산물 가격은 예년과 비교해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집중호우 등 잦은 기상이변으로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 쌀의 가격 오름세가 무섭다.

이날 대전지역에 유통되는 쌀의 도매가격은 20㎏에 5만 4000원을 기록했다. 1년 전 4만 7000원보다 올랐다. 평년 가격(4만 원)과 비교하면 1만 4000원 올랐다. 소매가격은 상승세가 더 가파르다.

대전에서 팔린 쌀(20kg)의 소매가는 5만 9467원으로 평년(4만 5156원)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보통 쌀값은 10월 초 햅쌀이 나오면서 내려가는 경향을 보이지만 올해는 잦은 비로 작황이 좋지 않아 수확량이 떨어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쌀 생산량은 350만7000t으로 지난해(374만4000t)보다 6.4% 감소했다. 이는 통일벼 보급 등이 이뤄지기 전으로 쌀 생산량이 적었던 1968년(320만t)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가정의 주식재료인 수산물의 경우 고등어 10kg은 4만 7000원, 갈치 1kg은 6500원으로 각각 1년 전보다 7000원, 4500원 상승했다. 다른 주요 채소 값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양배추 1포기당 소매가는 6000원으로 지난 해(3700)보다 폭등했고 평년(3299)의 두 배 가까이 가격이 뛰어올랐다. 식량 작물 중에는 고구마의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

고구마 1kg의 소매가는 6200원으로 1년 전(3495원)보다 2700원 넘게 비싸다. 고구마 가격 상승 원인 역시 역대 최장 장마에 태풍과 냉해 피해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감자, 양파, 등도 가격이 오르고 있다. 감자 20kg은 3만 7000원으로 1년 전 2만 4600원보다 1만 원 이상 비싸다. 김장 양념류인 건고추는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가격이 올랐다.

대전지역 건고추(30kg)는 90만 원에 도매가격이 형성됐다. 지난 해 같은 기간 40만 원과 비교해 2배 이상 비싸고 평년(46만 8333원)보다 가격이 크게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건고추 생산량이 지난 해 대비 24% 감소한 5만 98000t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10월 중순까지는 수확이 계속되며 반입량이 증가했지만, 이후 수확이 종료되며 출하량이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11월부터 정부 비축물량이 하루 평균 2t씩 공급되고 있지만,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손님이 급감한 외식업계는 쌀과 주요 식재료 마저 비싸지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수입 농산물 대체를 고민하거나 일부 메뉴 가격을 올리는 방법을 찾고 있다.

대전 서구의 한 음식점 주인은 "국내산 쌀값이 5만 원 중반 대까지 올랐는데 미국 쌀은 이보다 저렴하다"며 "쌀값이 안정될 때까지는 수입쌀을 써 볼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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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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