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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절망일자리사업

2020-11-27기사 편집 2020-11-27 07:05:14      박상원 기자 swjepark@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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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취재2부 박상원 기자
"희망일자리사업이요? 우리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절망일자리사업이라고 부르죠." 한 자치구 공무원이 현재 추진 중인 희망일자리 사업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대전시는 지난 8월 행정안전부 사업 일환으로 코로나19 여파로 직업을 잃은 취업 취약계층에게 생활방역 지원을 비롯한 공공업무 지원활동 등 총 10개 공공부문에서 일자리를 제공하는 '희망일자리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약 8000여 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경기 불황 등 어려운 시기에 일자리 창출을 위해 현 정부와 대전시가 내놓은 정책이다.

하지만 일선 자치구, 일선 동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들 사이에서 희망일자리사업이 오히려 업무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상당하다. 전적으로 공감이 간다. 각 자치구에서 1000여 명이 넘는 인력을 관리하다 보니 관련 담당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인력 관리는 물론 운용에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행정복지센터에 근무중인 한 공무원은 "자치구에서 정확한 사전 수요조사 없이 무조건 동별 인구에 비례해 희망일자리 참여자를 행정복지센터에 보내면서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며 "솔직히 오전·오후 민원업무를 처리하면서 사업에 참여하시는 분들까지 관리·감독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각 자치구 일선 공무원들도 한숨을 쉬는 건 마찬가지다. 각 실과 별로 희망일자리사업 참여자를 받았지만, 기존에 해왔던 업무를 시킬 수 없을 뿐더러 무엇을 시켜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의견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한 자치구 공무원은 "행안부 사업이라는 이유로 사업을 급하게 추진하다 보니 일정한 기준도 없이 인원이 배치됐고 솔직히 무엇을 시켜야 할지 모르겠다"며 "그냥 책상에 앉아서 시간만 보내고 집에 가는 분들이 대다수"라고 밝혔다.

결국 희망일자리 사업은 예산 낭비에 행정력 낭비는 물론 사업 참여자에게도 자기 개발이라는 뿌듯함도 주지 못한 채 시간만 낭비하는 사업이 된 셈이다. 이 과정에서 사업 참여자 중 중도포기자도 대거 발생하면서 각 지자체는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실적쌓기를 위해 추가 인원을 보충해야 하는 웃픈 현실이다. 박상원 취재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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