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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탁상행정

2020-11-25기사 편집 2020-11-25 07:37:00      천재상 기자 genius_29@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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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세종취재본부 천재상 기자
세종시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민관협력 배달앱' 사업이 대상자인 지역 소상공인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시는 이 사업을 통해 통상 6-12%에 이르는 중개수수료를 2%로 낮춰 배달의민족·요기요 등 배달앱의 독과점 폐해를 줄이겠다는 청사진을 그렸지만, 지역 상인들은 사업이 시행되면 혼란만 가중되고 소비자들이 외면할 거라 지적하고 있다.

이는 시가 사업 목표 달성을 위해 내놓은 모델이 소규모 배달업체 간 자유경쟁을 통해 자생력을 갖춘 업체를 선발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시는 선정된 6개의 배달앱 사업자가 시장경제체제의 무한 경쟁에 의해 생사가 결정되고, 그중 살아남은 업체가 시장 내 만연한 독과점 폐해를 경감할 수 있을 거라 분석했다.

이에 대해 지역 상인들은 시의 사업 추진 방식이 터무니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선정된 6개 사업자 중 경쟁을 통해 1-2개 업체가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그들이 배달의민족과 같은 거대 업체와의 경쟁에서 '게임'이 되겠냐는 것이다. 또 선정된 사업자 중 현재 배달 플랫폼을 서비스할 능력을 갖추지 못 한 곳이 있다는 점도 업자 선정 방식에 대한 상인들의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독과점 시장에서 경쟁할 만큼의 수준이 되지 않는 업체가 선정돼 목표 달성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즉 소상상인의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선 시가 경쟁력 있는 업체를 선정한 뒤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하며, 이미 독과점이 형성된 배달앱 시장에서의 자율 경쟁은 무의미하다는 주장이다. 심지어 시가 추진하는 '배달앱 간 무한 경쟁'은 매장 포스기 연동 불가 등의 문제로 인해 현실성이 부족하다.

배달앱 사업이 '탁상행정'이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자 시는 "지원 예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이었다. 예산이 없기 때문에 업체와의 계약이 아닌 협약으로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시의 이 같은 해명은 여론을 진화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사업명인 민관협력 배달앱에서 '관'의 역할이 희미해지는 탓이다.

지역 소상공인들은 사업 시행 후 예상되는 혼란을 막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집단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시 또한 이를 계기로 보다 현실성 있는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다. 세종취재본부 천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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