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주 건축사 (건축사사무소 라온 대표)
윤석주 건축사 (건축사사무소 라온 대표)
지난주 서울 코엑스에서 한국건축산업대전(KAFF 2020)이 열렸다. 건축에 사용되는 여러 건축자재 전시회다. 건축문화산업 발전과 함께 건축인과 일반인(미래의 건축주) 간 자재 정보 교류, 화합과 축제의 장소이기도 하다. 수많은 자재는 단열, 화재 안전, 미세먼지, 유지관리 등 현대의 건축이 안고 있는 현안을 논할 기회도 됐다. 건축자재의 안전성과 표준화 그리고 기후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현시대에 우수성이 입증된 자재의 정보 제공과 선택의 기준을 제시했으니 건축인과 소비자 모두 만족하는 전시회가 됐을 것이다. 건축에는 수많은 자재가 투입되며 이를 시공하기 위해 인력 또한 대거 투입된다. 국내 경기가 침체되면 여기저기서 경기부양책으로 공동주택 건설 등을 내세운다. 건축 안에 전기, 통신, 소방, 기계, 공기조화 설비 등 많은 공종이 있으니 주택 공급과 인력난 해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정책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의 건축정책은 그린 리모델링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노후화된 건축물의 단열재 보강, 창호 교체, 폐열회수형 환기장치 등 설치는 공사비 대비 에너지 절약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건축 폐열회수형 환기장치는 냉난방 시 외부로 유출되는 열에너지를 다시 회수해 실내 공급하는 전열교환 방식의 열회수 환기장치, 전열교환기를 통해 오염된 실내공기를 밖으로 배출시키고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실내의 공기로 급기된 실외의 공기를 데움으로써 에너지 절약 및 유지관리에 유리하다. 최근 지어진 건축물은 단열, 기밀성이 좋은 패시브하우스 형식으로 환기장치는 필수라 할 수 있다. 열교차단을 위한 제품도 현장에서 시공하고 있다. 열교는 건축물의 어느 한 부분의 단열성능이 떨어지거나 끊김으로써 외기가 실내로 들어오면서 발생하는 온도 차를 지칭한다. 창틀 주위와 이질 재료의 시공 부분, 벽면과 천정 모서리 부분에 주로 발생한다. 열교 현상이 발생하면 냉난방 에너지 증가와 실내 생활의 쾌적성 저하로 이어지며 결로, 곰팡이에 따른 사용자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콘크리트 구조에서 창호 설치는 외벽재료와 밀접 시공이 어렵다. 그러나 열교차단재는 거푸집과 함께 시공할 수 있으므로 타설부착으로 창틀과 최대한 밀착된 시공이 가능하다. 기존 열교현상을 최소화하며 간단한 시공에 따른 약간의 공기 단축 효과도 볼 수 있다. 창호 주위 단열손실이 없으므로 내단열 시공이 필요치 않으므로 공사비의 절감도 가능하다. 그린리모델링의 가이드라인 건축물의 생애비용(Life cycle cost, 건축부터 유지, 관리 및 철거까지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수행하기 위한 방식으로 적합하다.

코로나로 인해 모두가 밀접, 밀착, 밀폐되는 실내공간을 벗어나 야외로 나선다고 한다. 요즘은 미세먼지 발생으로 이마저도 어렵다고 하니 실내외 어디도 몸과 마음이 편치 않다. 미세먼지와 황사는 봄의 불청객이었으나 요즘은 청명한 가을철과 추운 겨울에도 어김없이 나타나고 있다. 공기 속 미세먼지는 호흡기 질환과 천식으로 연결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미세먼지 차단용 방충망 제품도 시중에서 접할 수 있다. 나노섬유 기술로 자연 환기도 가능하다. 노유자시설 및 학교시설에서 건강을 보호함으로써 재정 부담도 줄일 수 있게 되며 시공이 간단하고 세척 및 유지, 관리가 용이한 장점이 있다. 기온이 제법 쌀쌀해졌다. 나무는 입고 있던 잎을 떨구어 겨울 채비에 들어갔다. 낙엽 쌓인 거리를 거닐며 추억에 잠기는 건 생각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난다. 며칠 전 내린 가을비로 낙엽은 빗물 배수의 장애물로 전락하고 출근시간 교통체증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낭만보다 현실 우선이다. 가로 경관을 위해 심은 가로 화단에는 제설제 염화칼슘으로부터 수목을 보호하고 한파로 인한 동해 방지를 위해 방풍막을 설치하고 있다. 건축도 우리도 생애비용을 고민하며 겨울을 맞이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윤석주 건축사(건축사사무소 라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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