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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광장] 아침 식사 예찬(禮讚)

2020-11-24기사 편집 2020-11-24 07:5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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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김대경 대전을지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삼시 세 끼' 라고 해서 아침, 점심, 저녁으로 하루에 세 번 식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주변을 보면 의외로 아침 식사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실제로 2014년 국민건강영양 자료에 의하면 아침을 자주 거르는(아침 식사 주 2회 이하) 비율이 약 30%로 조사됐다.

필자는 아침을 꼬박꼬박 챙겨 먹는다. 그것도 가능한 잘 먹으려 한다. 오래 전부터 아침 식사는 거르지 않아 왔지만 특히나 그 중요성을 깨달은 것은 다이어트를 하면서부터이다.

7년 전, 갑자기 두통이 생겨 원인을 찾아보니 혈압이 높아진 탓이었다. 바로 약을 복용할 정도는 아니었기에 체중 감량과 식생활 개선을 통해 혈압을 낮추고 두통을 해결할 수 있었다. 어느 정도 조정 과정을 거쳐, 15kg 정도 줄어든 상태로 현재까지 유지 중에 있다. 그리 힘들지 않게 체중 감량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아침 식사였다.

대개 다이어트 과정 중 때때로 적당히 편안하게 먹는 날을 두는 것이 추천한다. 고강도의 음식 조절을 쉼 없이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침을 편히 먹게 되면 따로 그런 시간을 둘 필요가 없어진다. 즉, 먹고 싶은 고칼로리 음식이 있을 때에는 그냥 다음날 아침까지만 기다리면 된다. 그 정도는 약간의 자제력만 있으면 실천할 수 있다.

감량의 주 대상은 체지방이다. 우리 몸은 필요 이상의 열량이 공급되면 그 에너지를 간이나 근육의 글리코겐 또는 체지방으로 저장한다. 취침 중에는 기초 대사 사용분 외의 필요 열량이 적으므로 쉽사리 이러한 저장 과정이 진행된다.

그런데 생각해 보자, 취침 시 체내에 남아 있는 열량 중 아침 음식에서 비롯된 부분은 얼마나 될까? 대부분은 낮 시간 동안 활동하는데 쓰이고 취침 시까지 남아 있는 양, 즉 지방으로 축적될 가능성이 있는 잉여 열량은 별로 없을 것이다. 하루 종일 필요한 열량을 아침 식사로 모두 섭취하는 정도의 과식을 하는 사람은 물론 예외다. 지나친 과식이 아닌 한 아침 식사는 어느 정도 편안히 먹어도 된다.

상황을 바꾸어 아침 식사를 거른 경우를 살펴보자. 잠에서 깨어나 여러 감각 기관을 활성화하는 등 몸의 기능을 제대로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에너지, 즉 열량이 필요하다. 필요한 열량의 외부 공급이 차단되면 내부 저장고에서 끌어 써야 한다. 우리 몸은 이것을 일종의 비상 상황으로 인식하게 되어, 물자를 아껴 쓰는 일종의 짠돌이 모드가 작동된다. 비상 상황에 대비해 소비 보다는 저장을 우선하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그러다가 오랜 공복 끝에 영양소가 들어오면 저장 작용, 즉 체지방 합성이 보다 쉽게 이루어지게 된다. 공복 기간 중 과다 분비된 스트레스 호르몬은 이 과정을 더욱 촉진시킨다. 그래서 일반적인 상식과 달리 아침을 거르는 사람은 먹는 사람에 비해 비만 가능성이 높다. 미국에서 이루어진 역학 연구에 의하면 약 4.5배나 더 높다고 한다.

또한 아침 식사와 우울증 발생 빈도를 분석한 국내 연구에 의하면, 아침 식사를 자주 거르는 경우 우울증 빈도가 남성에선 3배, 여성에선 1.6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가족 등과의 아침식사 동반 여부보다는 아침을 먹느냐 거르느냐 여부가 우울증 발생에 더 중요한 인자였다.

이렇듯 아침 식사를 하는 것은 우리가 건강하게 살아가는데 여러모로 좋은 영향을 준다. 적절한 영양분 공급을 받음으로써 우리 몸은 하루 활동을 여유 있게 준비할 수 있다. 즐거운 아침 식사는 활기찬 하루를 시작하기 위한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김대경 대전을지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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