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로고

[기자수첩] 아전인수

2020-11-24기사 편집 2020-11-24 07:53:45      박우경 기자 qkr95691@daejonilbo.com

대전일보 > 오피니언 > 대일칼럼

  • 페이스북
  • 구글 플러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밴드
  • 핀터레스트
  • 기사URL 복사

첨부사진1취재3부 박우경 기자

초등 돌봄을 두고 지역 교육계가 시끄럽다. 돌봄 운영 주체에 대해 지역 교사들과 초등 돌봄 전담사가 선명한 의견차를 보이면서다. 교내 '초등 돌봄 교실'은 하교 후 학생들을 교실에서 추가로 돌봐주는 방과후 프로그램이다. 학교마다 채용된 돌봄 전담사가 학생들을 관리하며, 맞벌이 부부를 대상으로 한다. 초등 돌봄 교실은 현재 지자체와 민간 운영 등 전체 돌봄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수요가 높다.

그런데 초등 돌봄을 두고 최근 지역 교사들과 돌봄 전담사들이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지역 교사들은 돌봄은 학교 교육이 아닌 복지의 영역이라며, 지자체로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각 학교에 고용돼 돌봄을 맡아온 돌봄 전담사들은 지차제 이관을 반대하고 나섰다. 지자체로 이관하면 민간 위탁에 맡겨질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헌데 이들의 그럴듯한 논리 이면에는 철저한 이익이 각자 자리 잡고 있다.

먼저 교사들은 돌봄 업무를 회피하고 싶다. 정규 교육까지 버거운 상황에 돌봄 전담사 고용, 출석 확인 등 '잡무'를 떠안고 싶지 않은 까닭이다. 또 돌봄 교실에서 불상사가 발생할 경우 교사 책임져야 한다는 것도 골치가 아프다는 식이다.

반면, 돌봄 전담사들은 각 학교에 채용돼 돌봄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지자체로 이관되면 고용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크다. 지난 6일 벌어진 돌봄 전담사 파업에 밥그릇 싸움이라는 냉랭한 시선이 따른 이유다.

교사와 돌봄 전담사가 제게 유리한 이익을 이유로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돌봄 공백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학생에게 돌아가고 있다.

지난 6일 돌봄 전담사 파업으로 대전지역 일선 학교 48%가 돌봄을 중지했다. 이날 초등 돌봄을 맡겨왔다던 한 학부모는 자녀에게 '오늘은 돌봄 교실이 없으니, 학교가 끝나면 곧바로 학원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해야 했다. 학부모 김모씨는 "학부모 입장에서는 지차제 이관을 하고 말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자기들 밥그릇 싸움 때문에 당장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다는 게 서글플 따름"이라고 말하며 쓴 웃음을 지었다.

초등 돌봄 전담사들은 추가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어른들의 이익싸움으로 어린 학생들이 피해를 보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박우경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qkr95691@daejonilbo.com  박우경기자의 다른기사보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