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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 과학이야기] 화장하는 남자

2020-11-23기사 편집 2020-11-23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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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이수정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UST 교수
요즘 남성화장품의 종류는 여성화장품과 차이가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심지어 색조 화장품으로 남성용 베이스메이크업과 쿠션까지 나와 있다. 여성용과 남성용의 구분이 없는 젠더 뉴트럴한 제품들도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국내 남성화장품의 시장 규모는 2017년에 1조 2000억 원을 넘었을 만큼 커졌다. 이제 꾸미는 남자를 뜻하는 그루밍족이라는 말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남성에게도 외모를 가꾸는 일은 이제 개성을 넘어 어느덧 기본 매너로 여겨지는 모양새다.

외국인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국인이 외모를 잘 가꾸는 국민이라고 말한다. 한국인의 유전자에는 아름다움에 대한 감각과 욕구가 새겨져 있는 걸까?

기원전부터 광물은 화장품이나 위생용품의 원료로 사용돼 왔다. 이집트 여인들은 녹색의 공작석으로 눈을 아름답게 화장했다. 로마시대의 여인들은 주로 방해석으로 이뤄진 부드러운 퇴적암인 하얀 백악(Chalk) 가루를 얼굴에 발랐다. 현대 화장품의 성분으로 쓰이는 가장 대표적인 광물은 자외선 차단제로 사용되는 금홍석과 홍아연석이다. 금홍석(金紅石)이라는 이름은 이 광물의 노란빛이 도는 붉은색에 기인하는데, 불순물로 들어있는 철이 이런 깊은 붉은색을 낸다. 금홍석은 천연 상태 그대로 화장품의 원료로 사용되지는 않는다. 금홍석의 성분은 이산화티탄 또는 티타늄디옥사이드로 불순물을 제거하는 공정을 거쳐 순수하고 하얀 이산화티탄 분말로 재탄생된다. 금홍석에서 만들어지는 이산화티탄이 자외선 차단 효과를 나타내는 이유는 모든 광물을 통틀어 금홍석의 굴절률이 가시광선 대역에서 가장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금홍석은 빛을 효과적으로 산란시킨다. 또한 태양광선에 대해 안정하고 넓은 파장 영역에서 자외선 차단 효과가 우수한 데다 피부 위에서 오래 유지되는 장점이 있다. 이산화티탄 입자를 50나노미터로 작게 만들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더라도 얼굴이 하얗게 들뜨는 백탁이 없고 발림성도 좋아진다. 화장하는 남자라면 이 정도는 상식이다.

이수정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인재개발센터장/UST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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