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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계 52시간제 도입 '명과 암'

2020-11-22기사 편집 2020-11-22 13:35:54      장진웅 기자 woong8531@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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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근로시간 감소했지만, 질적 연구시간은 향상
"연구 자율성 보장 면에서 턱 없이 부족" 지적도
재량근로시간제, 만족도 등 연구직에 가장 적합

첨부사진1[그래픽=연합뉴스]

정부 출연 연구 기관(출연연)에 주 52시간 근로시간제(52시간 근로제)가 도입된 지 1년여가 지나며 명암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 측면에선 긍정적이지만, '불 꺼진 연구실'로 빗대어지는 연구 성과의 저하 우려 등이 부정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22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가 최근 발표한 '출연연 52시간 근로제 도입에 따른 이슈 분석·제도 개선 방안 연구'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출연연에 52시간 근로제가 도입된 뒤 총 근로 시간은 줄었지만, 질적 연구 시간은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52시간 근로제 적용과 함께 유연근로시간제를 도입해 활용한 결과 비핵심 업무를 줄이는 등 노력으로 양적 연구 투입 시간 등이 변하지 않은 데 따른 결과다. 비록 현재 근로시간이 법정근로시간인 주 40시간을 초과하고 있지만, 52시간 근로제 적용 전보다는 전체 근로 시간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출연연은 근로시간 한도를 고려하지 않고 자율적으로 근로 시간을 투입·관리하며 연구를 수행해 왔다. 흔히 말하는 워라밸과 함께 업무 효율성 향상이란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52시간 근로제(유연근로시간제) 만족도 조사 결과 5점 만점에 평균 3.57로 '높음' 수준이고, 계속 활용 의사를 묻는 질문에도 평균 3.97로 나와 대체로 현 근로 시간제에 만족하고 있다.

반면, 52시간 근로제 활용에 따른 양적·질적 연구 성과 영향을 미미하다는 평가다. 제도 도입 전·후 양적·질적 연구 성과 변화에 각각 평균 3.01과 3.04로 응답하며 '변화 없음'으로 나타나서다. 이는 연구 성과가 근로시간이란 단일 변수보다 다양하고 복합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이란 진단이다. 이와 함께 근로 시간 감소에 따라 연구행정·실험 보조 등 연구 지원 감소를 비롯해 소통·협력과 업무·연구 시간 부족 등을 호소하는 일부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두고 원로 과학자들이 쓴 소리를 내뱉는 경우도 있다. 최근 열린 과학기술연우연합회 주최 고경력과학기술인 정책토론회에서 장인순 전 원자력연구원장은 "연구 자율성이 중요한데 주 52시간으로 무슨 일을 하는가. 52시간 연구하면서 무슨 연구 성과 내라고 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근로자가 직접 근무 시간을 정할 수 있는 재량근로시간제가 다른 유연근로시간제보다 만족도나 성과 그리고 연구 시간의 효율성 등 측면에서 연구직에 가장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재량근로시간제를 적용받는 인원이 출연연 전체에서 8.1% 수준으로 미미하며, 적용 대상 등 확대를 통해 연구직 근로 시간 자율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한편, 52시간 근로제는 내년부터 50-299인 중소기업에도 적용되는 한편, 내년 7월부터는 5-50인 사업체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장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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