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3부 김용언 기자
취재3부 김용언 기자
재일 교포 출신 김성근 전 한화 감독은 재임 당시 숱한 화제를 뿌렸다. 그의 언행은 언제나 세간의 관심이었다. 그도 그럴 게 김 감독이 몸담았던 팀 중에는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고 일부 선수들의 혹사 논란도 뒤따랐다.

하지만 김 전 감독을 가리키는 수많은 수식어 중 눈에 띄는 건 리더십이다. 속 시원한 결론이 나오지 않은 중소벤처기업부의 세종 이전을 놓고 지역 경제계에서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중기부가 대전에 둥지를 틀고 있어 대전 경제계가 누린 유무형적 이득은 두말 하면 입이 아플 정도다. 대전 경제계의 대응을 반추해보자. 대전상공회의소는 지난 12일 회장단 명의 성명을 내 "중기부의 세종 이전 계획을 거둬야 한다"고 했다. 정성욱 대전상의 회장은 "지역에 이미 자리하고 있는 중기부를 또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은 국가균형발전 취지에 어긋난다"고 힘줘 말했다.

일견엔 중기부 잔류를 위한 결기가 느껴질 수 있지만 의문부호가 붙는다. 중기부 이전에 대한 경제계의 공식 입장이 나온 건 중기부가 행정안전부에 `세종이전의향서`를 제출한 지 꼬박 30여 일 만이었다.

지역 경제 단체의 맏형 자격인 대전상의는 지역 이슈로 떠오른 사안에 대한 입장 표명을 미뤄왔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려웠다. 그 사이 시간이 흘렀고 중기부 세종 이전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돼버렸다.

김성근 감독이 강조했던 건 `느꼈을 때 바로 행동하라`였다고 한다. 결과를 생각하면 움직일 수 없고 결과를 보고 움직이면 장애에 부딪힐 때 그만두게 된다는 것이다.

대전상의에게 불 같은 강속구나 상대를 압도하는 홈런타자의 역할을 바란 사람은 처음부터 없었을지 모른다. 분명한 건 지역 경제 단체장을 대표하는 정성욱 회장만은 알아 차려야 한다.

강속구와 홈런만이 승리의 요인이 아니라는 걸. 선수(경제인) 개인 기량에 감독(경제단체 수장)의 리더십이 얹어진다면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

야구는 절반의 승률만 가져와도 성공적인 시즌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대전 경제계가 겪고 있는 백척간두의 상황은 100%의 승률이 필요하다. 분발이 필요하다. 취재3부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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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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