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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조직에 체크카드 넘겼어도 대가성 없었다면 '무죄'

2020-11-18기사 편집 2020-11-18 16:32:59      정성직 기자 noa8585@daejonilbo.com

대전일보 > 사회 > 사건·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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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카드 보내주면 대출받게 해주겠다는 제안에 카드 넘겨
법원, "대출의 기회가 전자금융거래법에서 의미하는 '대가'로 볼 수 없어"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출 등을 약속받고 체크카드를 넘겼어도 대가성이 없었다면 죄가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전지법 형사3단독(판사 구창모)은 '대출 받게 해주겠다'는 무형의 기대이익을 약속 받고 보이스피싱 조직에 체크카드를 넘기는 등 전자금융거래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A(35)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2019년 7월 신원을 알 수 없는 자로부터 "2000만 원까지 대출이 가능한데, 체크카드를 보내주면 거래실적을 만들어 대출을 받게 해 주겠다"는 취지의 제안을 받고, 본인 명의의 직불카드 2개를 교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보통 이런 유형의 사건은 앞서 대법원에서 '피고인이 대출받을 기회를 얻은 것 자체가 경제적인 이익의 일종이라서 그 경우에는 전자금융거래법 소정의 접근매체 대여금지 사유인 대가를 받고 접근매체를 대여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는 취지의 판결이 나온 이후 상당히 많은 사건들이 전자금융거래법을 위반한 것으로 인정돼 벌금형의 처벌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구 판사는 대법원의 판결이 일정한 '조건'이 갖춰진 경우를 전제로 하는 법률 해석론을 제시할 뿐이며, 그 조건의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피고인이 정상적인 방법으로 대출받기 어려운 상황인데도 대출받을 기회를 얻은 것'이라고 봤다.

구 판사는 "전자금융거래법이 금지하는 접근매체 대여는 이른바 '대포통장' 거래가 가능하도록 접근매체를 빌려주는 행위를 의미한다"며 "하지만 피고인은 자신의 신용도를 높여야만 원하는 금원의 대출을 실행해 줄 수 있다는 말에 속아 그 사무처리를 위해 필수적으로 필요한 수단으로서의 접근매체를 교부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는 체크카드 수령자인 사기범이 접근매체를 사용·수익하게 해 주겠다는 의사는 포함돼 있지 않다"며 "때문에 이 사건 피고인의 체크카드 교부는 그 자체로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 제2호, 제6조 제3항 제2호 등이 규정하고 있는 접근매체의 대여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구 판사는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신용불량자가 아니었음은 물론이고 일체의 대출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된다"며 "이러한 상태의 피고인이 범죄행위를 하지 않고서는 대출이나 차용이 불가능한 정도로 심각한 신용불량 상태에 있었다는 점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을 불식시킬 수 있는 수준의 입증이 이루어지지는 못했다는 것이 최종적인 판단"이라고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정성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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