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애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대전지역본부장
박미애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대전지역본부장
얼마 전 필자는 결혼 후 3년 동안 아이가 없어 직장에서 난임 휴직을 받아 난임 치료 중이던 조카로부터 휴직 8개월 만에 임신 소식을 전해 들었고, 조카 부부의 임신 소식을 기다리던 가족들은 모두 한 마음으로 축하를 해 주었다. 성인이 되면 사랑하는 이를 만나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여 부부가 아이 낳고 아이 키우며 알콩달콩 예쁘게 살아가는 게 너무 당연한 삶의 방식이었다.

여성 1명이 평생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나타낸 지표인 합계 출산율은 우리나라가 1991년 1.71명에서 2019년 0.918명으로 29년 동안 하향 추세를 나타내고 있고, 2002년부터는 초저출산의 기준으로 생각하는 1.3명 이하로 떨어진 후 각종 저출산 정책을 펼치고 있으나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반면 합계 출산율이 4년간 1.4명을 유지하고 있는 일본은 100년 뒤 국가소멸론이 제기되자 정부가 아이 낳아 기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정부 관료들이 공동 인식을 하고, 불임 치료 지원과 보육시설 확대, 남성의 출산휴가 제도 등의 도입을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제1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2006~2010)을 수립하고 저소득 가정 보육료 지원을 중심으로 19조 7000억원, 제2차 저 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2011~2015)은 맞벌이 워킹맘 등 일과 가정 양립의 정책을 중산층 이상으로 확대하여 60조 5000억원, 제3차 저 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2016~2020)은 2020년 합계 출산율 목표 1.5명으로 설정하고 청년고용 활성화, 신혼부부 주거 지원 강화 등을 제시하여 108조 4000억원의 예산을 세웠으나 출산율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저출산 원인 빅데이터 분석(2019.7) 결과 경제적 요인으로 일자리와 비용, 사회적 요인으로 직장, 보육의 문제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고, 저출생 주요 이슈어로는 돌봄체계 41%, 양육비용 32%, 일과 가정 양립 25%, 출산·임신·의료비가 10%였다. 저출산 원인 중 하나로 젊은이들의 가치관 변화에 중심을 두기도 한다. 연애, 결혼, 출산 3가지를 포기한 3포세대로 이들은 한국의 번영과 물질적 풍요를 누리며 성장하였고, 양성평등 가치관을 갖고 삶의 목적이 아닌 삶의 유희를 추구하며 사느라 3포 세대가 된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저출산 연구결과(2020.07)에 따르면 `결혼 기피는 사회문화 현상이기 때문이냐`는 질문에 20~30대는 `그렇지 않다`는 응답자가 대다수인 반면, 오히려 40~50대가 사회현상으로 바라보고 있었고, 20~30대는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사회 전반적 환경보완 욕구가 강하게 나타났다. 또 `일은 필수, 결혼은 선택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도 역시 20~30대는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렇듯 3포 세대가 젊은 청년들의 가치관의 변화에서 나왔다기 보다 취업 및 주택난 등으로 인한 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훨씬 크게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저출산 대책은 청년들의 고용 안정과 주거 문제, 가사 노동의 남녀 인식의 차이 해소,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돌봄체계 구축, 가족과 자녀 양육이 주는 행복과 기쁨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오늘도 비출산을 다짐합니다. 왜 아이를 안 낳느냐고?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 나의 모성애다`라는 책 송가연 저자의 인터뷰에서 "먹고 살기 편하고 안정적이면 아이 낳는다. 임신이 축복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이 깊이 마음에 와 닿는다. 박미애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대전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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