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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칼럼] 한방 첩약 보험 시범사업

2020-11-17기사 편집 2020-11-17 09:5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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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구원회 구원회한의원장
첩약이란 보통 한의원에서 여러 가지 본초를 혼합해 환자에게 주는 것을 말한다. 예전에는 종이로 만든 첩지에 재료를 혼합해서 싸 주었다. 지금은 보통 기계 등으로 달여서 팩에 포장해 준다. 다른 한약제형으로는 여러 가지 재료를 꿀 등으로 환약으로 만들어 주거나 엑기스, 타블렛, 연조엑기스 등이 있다. 요즘 한의원에 첩약의료보험에 대해 사전 교육을 신청하라고 공문이 오는 것을 보면 드디어 시작 하는 것 같다. 원래 더 일찍 시작해야 했으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늦어진 것이다.

첩약의료보험에 대해 여러 가지 말이 많은 것 같다. 하나씩 알아보자. 첫 번째는 첩약에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올해 건강보험 예산이 77조 171억 원 이라고 한다. 한방첩약 시범사업에 1년에 500억 원의 예산이 잡혀 있다고 한다. 500억 원은 전체 예산인 77조 171억 원의 0.064%이다. 한의계 입장에서는 정부가 생색만 낸다고 반발하는 이유이다.

두 번째는 항암환자와 중중환자의 보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문케어에 의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가 늘어 났으며 항암제의 희귀약 보장은 2년간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실제 주위에서 보면 옛날에는 가족중 누군가 암에 걸리면 마지막 재산인 집을 팔아야 한다고 할 정도였다. 지금은 급여의 5%만 내면 되고 95%는 의료보험공단에서 지급한다. 1억 원의 급여 진료비가 나오면 500만 원은 환자가 9500만 원은 공단에서 내는 것이다. 물론 비급여가 있어서 실제 환자가 내는 돈은 늘어나지만 옛날처럼 집을 팔 정도는 아닌 것이다.

세 번째는 첩약의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건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 첩약을 먹고 단순히 좋고 병이 나은 케이스가 많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첩약효과에 대해 수많은 동물실험 논문과 비교군과 비교한 임상 논문도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중국논문은 말할 것도 없고 미국과 유럽논문도 엄청나게 많다. 첩약의료보험이 되면 국가에서 원료인 본초재료부터 유통과정까지 관리하고 통계가 쌓일 예정이니 세월이 가면 효과는 계속해서 증명될 것이다.

한의계에서는 오히려 불만이 많다. 명칭은 거창하나 내용을 보면 규모가 너무 작고 기간도 짧다. 구안와사, 뇌졸중후유증(65세 이상), 생리통 3개의 질환에 한하며 1인당 1년에 10일만 혜택을 준다고 한다. 보통 병원급이 아닌 의원급은 본인부담금이 30% 정도인데 반해 첩약의료보험은 50%를 본인이 내야 한다. 3개 질환은 한의원에 오기는 하지만 더 자주 오는 질환도 많다.

정부에서는 500억 원을 가지고 하는 사업이라 더 이상 질환이나 기간을 늘리기는 힘들다고 한다. 시범사업결과에 따라 질환도 늘려주고 기간도 늘려준다고 한다. 구안와사는 눈과 입이 돌아가는 질환으로 단순하게 오는 것은 쉽게 치료가 되지만 뇌질환으로 오는 것은 평생 후유증이 남기도 한다. 뇌질환후유증은 보통 몇 주에서 몇 개월 이상 가며 심하면 몇 년을 가기도 한다. 이런 질환을 10일 정도의 한약으로 치료하라고 하니 답답하기는 하다. 생리통은 상대적으로 많은 질환이다. 생리통이 심하면 배만 아픈 것이 아니고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고 머리가 아프며, 온몸에 힘이 빠지고 맥을 못 추고 정신적으로 짜증을 내기도 한다. 보통 양방에서는 특별한 다른 질환이 없으면 간단한 진통제로 해결하곤 한다. 그러나 생리통은 단순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 자궁내막증이나 자궁선근증, 자궁 혹, 다낭성난포증후군 등 여러 가지 기타 질병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리통은 특히 어린 학생들은 미리 미리 검사하고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첩약이 가장 공격을 받는 것이 안정성과 유효성이다. 지금도 모든 첩약재료는 제약회사에서 여러 가지 검사를 해서 통과한 것만이 한의원으로 공급된다. 여름철에 닭에다 넣어 먹는 황기라는 본초는 시장에 나가는 식품용 황기와 한의원에 공급되는 의약품 황기가 다르다. 가끔 한의원에 닭에 넣어 먹는다고 황기를 사러 왔다는 사람이 있는 것을 보면 아직 일반인의 인식개선도 시간이 필요한거 같다.

양방 의사들로부터 '우리는 비급여를 자꾸 개발하려고 하는데, 너희는 그 좋은 비급여를 왜 급여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것이냐,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오죽했으면 그럴 것인가, 즉 마진을 떠나서 국민건강에 도움이 되고 이것을 인정받기를 원하는 것이 한의사들의 마음이다.

구원회 구원회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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